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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우향우?

곽노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 게시판인 ‘아고라’의 요즘 움직임이 심상찮다. ‘좌파 성향 논리의 양성소’라 불리던 기존 모습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곽노현(58) 서울시교육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그에 대한 ‘직무정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지지를 받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29일 오전 6시 현재 아고라에서 ‘곽 교육감의 직무가 당장 정지돼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에 모두 1만3379명의 네티즌이 찬성했다. 반대로 ‘곽 교육감을 돕자’는 취지의 글엔 164명이 지지했다.



곽노현 직무정지 청원 서명
찬성 1만여 명, 반대 160여 명
좌파 네티즌 트위터로 이동
참여자 성향 중립으로 변해

 지금까지 아고라는 좌파 성향의 네티즌이 주로 이용하며 어젠다를 제시하고 논리를 퍼뜨리는 역할을 해왔다. 2008년 ‘촛불시위’ 때 시위를 촉발하고, 확산시키는 매체로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다. 그러던 ‘아고라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좌파 진영 내부의 시각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12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청원 게시판인 ‘아고라’에 ‘희망버스, 다시는 그리고 절대로 부산에 오지 마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아이디 ‘부산영도아끼미’는 이 글에서 “무시와 피해를 당했다는 당신들이 희망 대신 주고 간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라는 말이냐”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3345명이 서명했다. 그 무렵 희망버스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글은 10여 개였다. 반면에 응원하는 글은 3개에 불과했다. 일부 네티즌은 “희망버스 반대 글은 공무원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아고라 내부에서 호응을 받지 못했다. 경희대 윤성이(정치외교학) 교수는 “예전에는 다음 아고라에 보수 의견이 올라오면 반대청원이 올라오는 등 큰 싸움이 벌어졌다”며 “최근엔 좌파의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보수 성향의 글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좌파 네티즌이 사회적 영향력이 더 큰 트위터로 옮겨가면서 상대적으로 아고라가 중립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포털사이트 네이버 토론방에서 활동하던 네티즌들이 아고라로 옮기면서 네이버가 중립화된 양상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대구가톨릭대 장우영(정치외교학) 교수는 “무한 RT(리트윗·트위터 글을 퍼가는 것)를 무기로 진영 논리 생산의 거점이 지난해부터 아고라에서 트위터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에 대한 직무정지 청원은 이념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보수·진보를 떠나 곽 교육감에 대한 판결이 상식을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에 공분을 자아냈다는 얘기다. 고려대 현택수(사회학과) 교수는 “아고라에서 곽 교육감 직무정지 청원을 한 건 특이한 현상”이라며 “구세대적 발상에서 벗어나 네티즌이 나름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세불리를 느낀 보수 네티즌이 대거 유입되면서 아고라의 이념 성향이 상대적으로 중립화했다”(장우영 교수)는 분석도 있다.



이정봉·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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