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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갯벌의 환호 … 제방 헐었더니, 꼬막이 돌아왔어요

전남 장흥군 사촌리 주민들이 갯벌에서 잡은 낙지와 꼬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뒤에 보이는 다리는 제방 일부를 헐고 새로 놓은 것이다. [장흥=오종찬 프리랜서]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드러난 마을 앞 갯벌이 겨울 햇살에 반짝였다. 바다 건너 산 아래까지 이어진 200㏊의 갯벌 중간의 석화(굴)밭에는 나무 막대기가 줄지어 서 있다. 17일 취재팀이 찾은 전남 장흥군 안양면 사촌리 마을에는 겨울바람 속에서도 주민 서너 명이 갯벌에서 굴을 따고, 꼬막을 캐고 있었다. 갯벌에 들어가보니 등딱지가 3~5㎜ 정도인 어린 참게들이 돌아다녔다.

갯벌 복원 성공 국내 첫 사례



 갯벌에서 꼬막을 캐던 김복순(74) 할머니는 “게랑 꼬막이랑 잡아서 반찬도 하고 팔아 손주들 용돈도 준당께. 날 따수울 땐 짱뚱어도 갯벌에서 뛰어다니지라”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꼬막이 가득 찬 플라스틱 바가지를 자랑스레 들어 보였다.



 하지만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 앞 갯벌은 죽어가고 있었다. 보성만에서 서쪽으로 쑥 들어간 작은 만(灣) 입구를 장재도가 막고 있는 데다 1950년대 말부터 이 마을과 바다 건너 장재도를 잇는 600m의 연륙(連陸)제방이 들어선 탓이다. 김 할머니는 “어렸을 적 바지락과 꼬막이 천지로 널렸던 갯벌이 제방이 쌓인 뒤부터 냄새까정 나더랑께”라며 “꼬막도 싹 없어져 종패(種貝·씨조개)를 사다가 뿌려야 했지라”라고 회상했다.





 죽어가는 갯벌로 속앓이를 하던 주민들의 사정을 알게 된 장흥군은 주민들과 머리를 맞댔다. 어장과 갯벌을 살리려면 제방 일부를 헐어야 한다는 최후의 결단이 필요했다. 군청 측은 519억원을 들여 2006년부터 2009년 2월까지 연륙제방의 중간 120m를 헐고 다리를 세우는 공사를 했다. 사람과 차량은 종전처럼 건너다니지만 그 아래로는 바닷물이 드나들게 된 것이다. 바닷물을 먹은 갯벌은 이듬해부터 서서히 살아났다. 지난해에는 자연적으로 종패가 생기는 황금 갯벌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났다. 김두홍(46) 어촌계장은 “지난해 꼬막 종패가 발견됐고 올해는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며 “타지에서 종패를 사려는 전화가 수시로 걸려온다”고 말했다.



 그는 2~3월 주민들이 작업하면 많게는 100t까지 종패를 채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에 2만5000원인 시세를 감안하면 2억5000만원이 넘는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마을 240여 명의 주민에겐 적지 않은 돈이다.



 동행한 양성렬(환경연구센터장) 광주대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 남해안에서 사촌리만큼 꼬막 종패가 대량으로 발견된 곳은 없다”며 “갯벌이 되살아난 확실한 증거”라고 말했다. 갯벌 복원 사업이 구체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는 사실상 국내 첫 사례라는 설명이다.



 장흥군청 해양수산과 정창태 자원관리담당은 “해수 순환이 잘 되면서 사촌리 마을 앞 갯벌뿐만 아니라 안양면의 갯벌 1000여㏊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촌리에서 동쪽으로 2㎞ 떨어진 수문해수욕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전에는 해안 침식으로 모래가 사라져 매년 여름 25t 트럭 200대 분량의 모래를 부어야 했지만 연륙제방을 튼 뒤로는 트럭 30대 분량만 넣어도 될 정도로 해수욕장이 건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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