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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국책연구소 통합, 행정 아닌 과학의 눈으로 보라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국책연구소(출연연) 구성원들의 공감 없이 통합하면 실패한다.(정정훈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출연연 개편은 과학자들과 정부 쌍방이 주체가 돼야 하는데 정부 혼자 주도한다.(이원근 국회 입법조사관)”



 대대적인 국책연구소 통합을 골자로 한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27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주최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연연 선진화 방안 대국민 공청회’에서는 여러 의견이 쏟아졌다. 2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회의장은 의자가 모자라 많은 사람이 통로에 서서 방청할 정도로 열기도 뜨거웠다.



 정부는 올 6월까지 27개 이공계 국책연구소 중 18개를 단일 법인으로 통합하고, 나머지는 부처별 관할로 넘긴다는 계획이다. 운영이 방만하고 성과가 미흡하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규호 박사는 “각종 규제를 풀지 않고, 연구소 자율성 확보 문제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개편을 추진하면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한 과학자는 “과학 선진국은 연구소 독립을 강화하고 있는데 단일법인으로 통합하려는 행정이 창조적이고 효율적인 일인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정부는 그동안 국책연구소를 각종 잣대로 통제해 왔다. 연구기관 특성에 관계없이 획일적인 운영과 예산 집행을 강제해 창조적인 연구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과학자들도 자성할 점이 많다. 국책연구소는 연간 4조원 가까운 세금을 쓴다. 하지만 신분을 보장하다 보니 연구 성과가 미흡해도, 변화 노력이 부족해도 무풍지대로 남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공청회장 안팎에서는 다양한 고견이 제시됐지만 무조건 하드웨어적인 통합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에 무게가 실렸다. 기계연구원 정정훈 박사는 “출연연을 법인 통합 없이 국가과학기술위 산하로 전부 이관한 뒤 다음에 통합할지 여부와 방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정부가 힘으로 밀어붙여 연구소를 통합하고, 공무원들이 원격 통제하려 든다면 노벨상을 탈 과학자들의 탄생은 더 요원해진다. 과학을 행정의 잣대로만 보지 말고 과학 그 자체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 물론 과학자들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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