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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1월 수상작

[장원] 백악관 초대 손님 - 강송화





백악관 성탄 전야 블루룸의 귀한 손님



아비에스 코리아나* 이름표가 선명하다



태평양 건너 온 나무 몽근 잎새 푸르고





황토색 살갗 밑엔 아버지의 피가 돈다



해 돋는 엄마 나라 아랫목에 손 녹이고



윌슨가家 아들이 되어 바장이던 오십 년



영주산 제주백단 줄기 세워 잘 있는지



천 년을 지킨 기상 죽어서도 다시 천 년



칼바람 살을 찢어도 내 핏줄은 뛰고 있다





버려진 외떡잎은 이름 하나 없었던가?



록키산맥 치마폭에 핏물로 쓴 ‘코리아나’



불 켜진 삼색 방울이 온 누리를 밝힌다





*아비에스 코리아나(Abies koreana Wilson): 구상나무의 학명



약력



◆강송화=1964년 경남 함양 출생. 전 마이애미 상공회의소 이사. 전 한국일보 플로리다 주재 기자.





[차상] 출근길-제천 쌍용공장 - 최승관





꼬리 문 어둠 속에 새벽별 명료한데



재색 담 철문 여는 잠 덜 깬 발소리들



건조한 방범등 불빛 전깃줄에 널렸다





오백 년 파 먹힐 산 긴장돼 웅크리고



시멘트 가루 담은 트럭들 오가는 길



백 년도 채 살지 못할 출근도장 세 글자





동 축을 감고 도는 피댓줄 혈맥 따라



척추를 타고 내린 온기는 절절하다



막 꺼낸 오백 년 시름 오늘 첫 삽 떠낸다





[차하] 테라코타 - 이종현





그리스 타나그라 지방에 살고 있는



한무리 테라코타가 팥소를 품에 안고



사거리 손수레 위로 따끈하게 파닥인다





물장구 유희들을 한 움큼 움켜쥐다



빵틀 속에 꼬리치며 엎치락뒤치락



가스불 원탁 맴돌다 설익어 깃든 시간





밀반죽 헤엄치던 일상의 하루해가



도심의 물길 속을 거슬러 터를 잡다



밀랍 속 생의 줄기를 구워 담는 붕어빵





이달의 심사평



백악관 트리 된 구상나무

독일로 간 광부들 떠올려




올 첫 번째 장원작은 강송화씨의 ‘백악관 초대 손님’이다. 크리스마스트리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제주 한라산의 구상나무를 노래했다. 비록 독일의 식물학자 윌슨에 의해서 알려지긴 했지만 전 세계로 뻗어나가 외화를 벌고 있는 효자나무다. 이 작품에서도 백악관에까지 입성하여 ‘온누리를 밝’히며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 고향을 떠나 지독한 노동과 향수병에 시달렸던 60년대 독일로 간 우리 광부들과 간호사들을 떠올리게 하여 애잔해진다. 특별한 수식이나 묘사 없이도 우리 것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훌륭하게 녹여냈다.



 차상은 최승관씨의 ‘출근길’이다. 단 한 글자의 변형도 없이 시조가 가져야 할 기본 음수율을 정확하게 지켜냈다. 화자는 석회석을 가득 안고 있는 산 아래 시멘트공장으로 출근한다. 그리고 ‘세 글자’ 제 이름 박힌 ‘출근도장’을 찍는다. 첫 출근인 모양이다. 그러나 ‘오백 년 파 먹힐 산’에 비해 ‘백 년도 채 살지 못할’ 화자는 시멘트 공장의 ‘시름’으로 우울하다. 시멘트는 우리 건강을 위협하지만 산업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요악 같은 것. 삶을 지켜내려는 현대인의 현실이 잘 드러났다.



 차하는 이종현씨의 ‘테라코타’다. 붕어빵을 그리스 유물에서 많이 본 테라코타처럼 생각한 것이 재미있다. ‘팥소를 품에 안고’ ‘따끈하게 파닥인다’ 같은 구절은 생동감이 넘친다. 둘째 수 초·중·종장이 모두 어색하게 느껴져 차하에 머무르게 되었다. 김완수·변우연씨의 작품도 개성적이었다. 김씨의 응모작은 너무 길어 압축미가 없었고, 변씨의 작품은 쉽게 읽히지 게 흠이었다.



심사위원=오승철·강현덕(대표집필 강현덕)



◆응모안내=매달 20일 무렵까지 접수된 응모작을 심사해 그 달 말 발표합니다. 늦게 도착한 원고는 다음 달에 심사합니다. 응모 편수는 제한이 없습니다. 장원·차상·차하 당선자에겐 중앙시조백일장 연말장원전 응모 자격을 드립니다. 서울 중구 순화동 7번지 중앙일보 편집국 문화부 중앙시조백일장 담당자 앞. (우편번호 10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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