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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참에 대학 재정 투명성 높이자

전국 52개 국·공립대가 해마다 학생들에게서 기성회비 명목으로 거둔 1조여원은 법적 근거 없는 부당 징수였다는 법원 판결이 지난주 말 나왔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무려 78만 명이 넘는 학생이 그동안 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학생들에겐 좋은 일인지 모르나 대학들은 지금 패닉 상태다. 지난 10년간 거뒀던 돈 10조원 이상을 돌려줘야 하는 것이기에 국가가 국민 세금으로 막아주지 않는다면 대학 재정은 사실상 거덜날 수밖에 없다.



 법원 판결대로 기성회비가 대학 내규를 근거로 관행적으로 징수됐으며,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문제는 교육과학기술부나 대학 관계자들도 사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기성회비가 50년 가까이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나 대학 모두 관행의 덫에 빠져 있었던 탓이다. 정부는 대학에 기성회비 징수를 허용해 대학 교육에 부담해야 할 정부 몫을 개인에게 떠넘겼으며, 대학은 물가 통제를 받지 않는 기성회비를 인상해 등록금 수입을 늘렸다. 심지어 직선제로 선출되는 총장의 공약을 이행하거나 교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는 데 있어서 기성회비는 대학엔 요긴한 쌈짓돈이었다.



 국회 역시 사태가 이렇게 된 데 대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국고 회계와 기성 회계를 통합해 기성회비를 폐지하고 수업료로 일원화하려는 국립대 재정·회계법이 2008년 정부 발의로 국회에 상정된 뒤 아직껏 잠자고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여야는 조속히 이 법률을 논의에 부쳐야 한다. 교과부 역시 국·공립대 재정 투명성을 높여 재정 낭비를 막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립대는 사립대와 달리 여러 회계를 별도 운영하면서 종합적인 재정상황이 제대로 공시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향후 상급심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라도 대학들이 부과한 기성회비 전액을 국민 세금으로 되돌려 줄 수는 없다. 결국 국·공립대학들이 그간의 기성회비를 학생들의 교육에 제대로 썼다는 걸 법원에서 입증해야 한다. 그래야 재정 파탄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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