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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싱글 여의사 "친동생 같던 박씨 두 자녀를…"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60대 여의사 A씨는 2009년 11월 박모씨 부부의 두 자녀를 입양하기로 하고 서울가정법원에 입양심판 청구서를 냈다. 그는 평소 친동생처럼 아끼던 박씨가 2005년 암으로 숨진 뒤 박씨 부인과 자녀의 생활비를 지원해왔다. 그러다 박씨 부인이 재혼을 하게 되자 두 자녀의 양육을 자신이 맡기로 한 것이다. A씨는 일반 입양과 달리 아이들을 자신의 친자식으로 받아들이는 친양자 입양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서울가정법원은 A씨가 미혼인 점을 들어 “친양자 입양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민법 제908조의 2 제1항 1호는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가 공동으로 입양할 경우에 한해 친양자 입양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8년 법 개정으로 싱글도 일반 입양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친양자 입양은 불가능하다.

 A씨는 다시 친양자 입양심판을 청구하면서 민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배인구 판사는 “해당 조항은 미혼·이혼·사별 등으로 배우자가 없는 독신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배 판사는 ▶독신자라고 해서 친양자 입양을 막는 것은 혼인의 자유 침해로 볼 수 있고 ▶독신자가 양육에 부적합하다고 보기 어렵고 ▶법원이 친양자 입양 여부를 판단할 여지까지 원천 봉쇄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양자가 될 아이와 애착 관계가 형성됐음에도 입양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독신자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2008년 이혼한 누나의 두 아이를 입양한 방송인 홍석천(41)씨의 사례가 회자된다. 홍씨는 조카들을 일반 입양했다. 미혼이기 때문에 친양자 입양은 불가능하다. 여성단체인 ‘언니네’ 관계자는 “일반 입양을 원하는 독신자들도 현실적으로 입양이 쉽지 않은 상태로 친양자 입양은 꿈도 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싱글에게도 친양자 입양과 같은 수준의 입양이 허가된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37)는 이혼 후 싱글로 지내던 2005년 에티오피아에서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여자아이를 입양해 ‘자하라 말리 졸리’라고 이름 붙였다. 법원 관계자는 “일본을 제외한 미국·독일·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싱글도 입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채윤경·한영익 기자

◆친양자(親養子) 입양 제도=입양 아동이 법적으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친생자와 같이’ 가족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입양 전 가족과의 관계가 계속 법적으로 인정되는 일반 입양과 달리 친양자 입양을 하면 이전 가족과의 관계는 끊어진다. 양자는 입양되는 부모의 가족관계등록부(종전의 호적부)에 친생자로 등록되고 양부모의 성을 따르게 된다. 법원의 선고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위헌법률심판 제청=법원이 재판하는 과정에서 직권 또는 소송 당사자의 신청으로 적용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제청하는 것.

여의사 A씨의 친양자 입양 소송

▶2005년 박모씨, 부인과 자녀 둘 두고 사망

▶2009년 11월 A씨, 서울가정법원에 박씨 자녀 친양자 입양심판 청구

▶11월 서울가정법원, “미혼이어서 자격 갖추지 못했다”며 A씨 청구 각하

▶2010년 11월 A씨, 서울가정법원에 친양자 입양심판 재청구

▶12월 A씨, 담당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2011년 12월 재판부, A씨의 신청 받아들여 위헌 제청, 현재 헌법재판소 심리 중

위헌심판대 오른 친양자 입양 규정

▶민법 제908조의 2

1.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로서 공동으로 입양할 것. 다만 1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의 일방이 그 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독신자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서울가정법원 위헌 판단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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