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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나] 청년 취업 프로젝트 의뢰인 ‘중고 신입’ 박세희씨

박세희(27·사진)씨는 ‘중고 신입’이다. 2008년 성결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바로 혜인테크라는 정보기술(IT) 회사에 취직했다. 2년간 한국투자증권 파견 직원으로 주식 관련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를 책임졌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했다. 바다 건너 보다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다는 꿈도 계속해서 등을 떠밀었다. 결국 퇴사를 하고 6개월간 캐나다로 어학 연수를 떠났다. 지난해 2월 다시 돌아온 취업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전 직장에서 했던 시스템 엔지니어(SE)에서 데이터베이스 관리자(DBA)로 역할 변신을 꿈꾸는 박씨에겐 더욱 그랬다. 그는 “너무 준비가 안 됐다. 큰일이다”라며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1년 가까이 공백이 있는 경력을 어떻게 이력서에 녹여야 할지도 고민이다. 인크루트 서미영 상무와 NHN 노세관 채용전략팀장이 중고 신입을 위한 취업 전략을 제시했다.

글=채승기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데이터베이스 관 리 자(DBA)를 꿈꾸는 박세희(27)씨가 노트북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그는 “수줍음이 많아 먼저 다가서지는 못하지만 맡은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책임지는 게 장점”이라며 웃었다. [안성식 기자]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탈락이에요.”

 서 상무는 박씨의 3분 자기소개를 듣고 이렇게 잘라 말했다. 그는 3분 동안 자신의 경력과 비전을 효과적으로 어필하지 못했다. 학부 기간에 학과 조교활동을 했다느니, 졸업 후 주식프로그램 관련 유지보수를 맡았다느니, 과거 활동을 늘어놓는 데 그쳤다. 왜 전직을 고려하는지, 과거 직장활동에서의 득과 실은 어땠는지 등을 설명하지 못했다.

 서 상무는 “경력이 있는 경우 완전 신입보다는 인사담당자들의 기대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그만큼 사회생활을 한 경험을 높이 산다는 것. 하지만 무조건 이들을 우대하는 것은 아니다. “뽑아봤자 또 나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노 팀장은 “보통 자기소개서를 쓸 때나 면접을 볼 때 ‘내가 왜 이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지’를 서술하지만 경력 신입에겐 더 중요한 게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원자들보다 자신이 더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이든, 사회생활 경험이든 내세울 확실한 포인트를 살려 자신을 회사에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씨는 또 왜 SE에서 DBA로 길을 바꾸고 싶어하는지, 그 이유를 자소서에 녹이지 못했다. 아니,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SE로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는 서 상무의 질문에 “당시에는 개념이 뚜렷하지 못했고 SE를 하면서 DBA의 업무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론 기회가 별로 없었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서 상무는 “박씨의 대답에서 DBA에 관한 의지를 엿볼 수 없었다”며 “오히려 SE를 선택한 게 신중하지 못했다는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서 상무는 박씨에게 “DBA와 연관 있는 부분을 이력서와 자소서에 꼭 넣으라”고 주문했다. 박씨는 이력서의 경력란에 ‘오라클(DB관리 시스템)을 이용한 SQL(사용자와 DB를 연결해 주는 표준검색언어)’이라고 적었는데, 그보다는 ‘한국투자증권의 DB가 어느 정도 사이즈였고, 어떠어떠하게 관리했다’는 식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와 연결해 기술하라는 얘기다.

 노 팀장은 신입사원다운 ‘열정’을 강조했다. 경력이 있는 신입사원이라고 해서 열정을 뒷전에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노 팀장은 “내가 관심 있는 건 DBA 분야지만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수용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열정을 드러내는 것은 금물. 노 팀장은 “면접 때 카드섹션을 하거나 플래카드를 만들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오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특히 박씨처럼 IT 기업에 지원하고자 하는 신입의 경우 더 조심해야 한다. 분위기가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해 면접에서 튀어보이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회사는 튀는 것보다 조직에 잘 융화하는 인재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간의 공백 역시 큰 약점이다.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이 이어지면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인사담당자도 ‘문제 있는 지원자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박씨 스스로도 “구직활동이 길어지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서 상무는 “어디서든 (일을) 시작해 경력을 채워넣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IT 분야는 소기업이 대기업에 인수합병(M&A)되는 일이 빈번하다는 점을 명심하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경력 공백을 가지는 것보다, 비전 있는 작은 기업에 입사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얘기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6개월 이상 쉬게 될 경우엔 ‘감을 잃지 않으려고 관련 분야 서적을 탐독했다’는 식으로 구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자격증에 너무 목매지 말라는 충고도 있었다. 박씨는 11개월 중 3개월 이상을 자격증을 따는 데 할애했다. 정보처리기사 같은 IT 자격증 5개를 얻었다. 노 팀장은 “기업에서 자격증을 보는 건 자격증을 따려 노력했다는 성실함, 그리고 늘어나는 역량을 보는 것이지 무조건 자격증이 많다고 점수를 더 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세희씨는

학력 성결대학교 컴퓨터공학 졸업(2008년 2월)

학점 3.72(4.5만점)

자격증 OCP 11g(오라클 데이터베이스 관리사), 정보처리기사,
     MCDBA(마이크로소프트 공인기술전문가), SCSA(솔라리스 국제 자격증),
     워드프로세서 1급

경력 성결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과사무실 조교(2007년 1~6월),
    혜인테크 근무(2008년 6월~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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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