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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혼 이란 문제, 북한과 연결 … 협력을

아인혼 파란색 파일엔 무엇이 …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가운데)이 17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를 방문해 김재신 차관보와 회담을 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일정 중 내내 손에 든 파란색 파일을 놓지 않았다. [변선구 기자]


김재신 차관보
17일 오전 10시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이어 오후엔 경기도 정부 과천청사의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담당 조정관의 하루는 바빴다.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둘러싼 미국의 압력과 우리 정부의 대응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아인혼 조정관과 김재신 외교부 차관보 간에 협의가 진행된 이날 오전 외교부 정문 앞엔 ‘이란 원유 감축 압력 중단’ 등의 피켓을 든 시위대 10여 명이 모였다.

김재신 석유 안 나는 한국은 굉장히 예민
아인혼 조정관 서울 24시



 아인혼은 29년간 핵확산 문제를 다룬 노련한 외교관이다. 그는 1990년대 북한과 미사일 협상에 참여하면서 ‘한반도통’으로도 불렸다. 그는 이날 3개 부처를 옮겨 다니는 동안 표정은 온화하게, 그러나 강한 어조로 한국 관리들과 기자들을 대했다. 그의 ‘제재 콤비’인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보도 동행했다.



 “이란과 북한은 연결된 문제다. 이란 문제에서 진전이 있으면 북한 문제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원래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던 그는 카메라 앞에서 7분여 동안 준비한 말을 쏟아냈다. 북핵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입장을 부각시켜 제재 동참을 노련하게 압박했다. 그는 이어 “우리를 돕는 모든 파트너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수입 감축 요구를 분명히 했다. 김 차관보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강하게 지지하고 적극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은 석유 한 방울도 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굉장히 예민해하고 있다. 따라서 급격히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인혼 일행은 오후엔 기획재정부를 방문했다. 최종구 국제업무관리관과의 면담 시간은 1시간45분. 국방수권법이 ‘예외’ 조건으로 삼은 ‘의미 있는 수입 감축’과 관련한 구체적 감축량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아인혼은 숫자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어 지식경제부 문재도 산업자원협력실장과의 협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인혼은 “구체적 숫자로 정해진 게 아니라 여러 기준을 종합 고려하는 것이며 국가별 사정에 따라서도 다르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국이 먼저 성의 표시를 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의는 두 시간이나 계속됐다.



 다만 양국은 반미 기류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인혼도 이를 우려하는 언급을 수차례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이유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감축 수치를 제시했느냐’는 질문에 “네버(never), 에버(ever)”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협의 뒤 세 부처는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이 우방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임하고 있으며, 우리 기업을 충분히 고려해 우리 정부와 적극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며 순화된 표현으로 설명했다.



북핵 문제를 고리로 아인혼이 압박한 이후 정부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국내 경제에 대한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원유 감축 수준을 찾아내고, 또 이 과정에서 반미 감정 확산을 차단해야 하는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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