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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이스트 함경 “날 가르쳤던 아빠, 이젠 제 앞에서 연주 안해요”

오보이스트 함경은 “오보에 연주는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해 아무리 부족한 연주라도 좋은 점을 찾아서 흡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보에 오른쪽 끝에 꽂혀 있는 것이 그가 직접 깎은 리드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 3년간 우승한 국제콩쿠르 숫자만 다섯 개. 잘나가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을 뜻하는 말)’. 오보이스트 함경(19)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많다.

3년간 국제콩쿠르 다섯번 우승, 오보이스트 함경



 하지만 지난 6일 만난 함씨는 진중했다. 젊고 도전적인 느낌을 사진에 담기 위해 오보에를 거꾸로 들어보라고 주문하자 “형식을 깨기보다는 전통을 지켜가고 싶다. 대가들의 연주를 따라가기도 벅차다”며 거절했다.



 함씨의 부모님은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는 오보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함일규 중앙대 교수이고, 어머니는 비올리스트 최정아씨다. 형 함훈씨도 플루트를 공부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오보에를 손에 잡은 함씨는 “어렸을 때는 아빠가 지적을 많이 하셔서 (아빠) 앞에서 연주를 잘 안 했는데 지금은 아빠가 제 앞에서 연주를 잘 안 한다. 상황이 역전됐다”라며 웃었다.



 -독일 유학 1년 만에 국제 콩쿠르를 휩쓸었다. 음악영재라는 평가도 있다.



 “‘가장 어려운 악기’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악기가 오보에다. 그래서 노력이 80%, 재능이 20%다. 오보에는 천재 (연주자)가 있을 수 없는 악기다. 오보에 소리는 입술에 대고 부는 부분인 ‘리드(악기에 부착해 입에 물고 부는 얇은 조각)’에서 70%가 결정되는데, 이 리드를 직접 깎는다. 크기와 모양에 따라 소리가 다 다르다. 원하는 소리를 내려면 숙련과정이 필요하다.”



 아버지 함씨는 서울예고 1학년 재학 중에 유학을 결심한 아들에게 “좀 더 커서 악기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 지면 가라”며 반대했다. 이에 함씨는 홀로 유럽으로 떠나 입학 허가를 얻어와서 아버지를 설득했다. 오보에도 아버지가 아닌 다른 선생님들에게 배웠다.



 -오보에의 매력이라면.



 “리드에 따라서 소리가 달라져서 연주자가 소리의 원산지가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오보에는 ‘리드가 악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함씨는 오보에를 시작하면서부터 하루에 하나씩 리드를 직접 깎는다. 깎은 리드가 3개 정도 모이면 이중 한 개만 골라 사용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사실 오보에는 오케스트라의 ‘향도(嚮導)’와 같다. 공연에선 연주에 앞서 항상 오보에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보에 소리를 기준으로 다른 악기들이 음정을 맞추기 때문이다.



 -추구하는 음악은.



 “오보에는 바이올린처럼 독립적이고 화려하진 않지만 연주자의 실력으로 오케스트라의 실력을 평가할 정도로 중요한 악기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함씨는 3월 8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루치아노 베리오의 ‘오보에 독주를 위한 세쿠엔자’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매우 현대적이고 난해한 곡인데 오보에로 이런 곡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강기헌·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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