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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 벗어 아내 주고 남편은 차가운 바다로 …

프란시스 세르벨(오른쪽)이 생전 아내 니콜과 단란했던 모습. [라 데페슈 신문 웹사이트]
눈앞엔 칠흑 같은 밤바다뿐이었다. 뱃전 여기저기서 비명과 울음소리가 들렸다. 배는 이미 70도 이상 기울어진 상황. 프랑스인 남편 프란시스 세르벨(71)은 아내 니콜 세르벨(61)을 돌아봤다. 구명보트가 부족해 언제 구조될지 알 수 없었다. “(바다로) 뛰어들어! 어서!” 남편의 채근에도 아내는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않았다. 아내는 수영할 줄을 몰랐다. 남편은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아내에게 입혔다. 그리고 키스했다. 순식간에 바다로 뛰어든 남편이 아내에게 손짓했다. “이리 와! 괜찮아!”



회갑여행 떠난 프랑스 부부
영화 ‘타이타닉’같은 순애보

 떨고 있던 아내는 그 말에 바다로 뛰어들었다. 섭씨 8도밖에 안 되는 차가운 바닷물에 뼛속까지 시려왔다. 어디선가 남편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난 괜찮아! 걱정 마!” 아내는 허우적대며 남편이 다가오길 기다렸다. 그러나 그것이 그와의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서부 질리오 섬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호화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본지 1월 16일자 2면>



100년 전 영국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연상시켰던 이 사건 뒤에 영화 ‘타이타닉’ 같은 순애보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한 이야기다.



이에 따르면 세르벨 부부가 콩코르디아호에 타게 된 것은 니콜의 회갑을 기념해서였다. 자녀들이 보내준 지중해 크루즈 여행은 그러나 출발 3시간 만에 악몽이 되고 말았다. 좌초하는 배에서 남편은 하나뿐인 구명조끼를 아내에게 주고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아내는 수십 분을 허우적대다 인근 바위에 몸을 기댔고, 섬 주민에게 구조됐다.



 아내 니콜은 프랑스 남부 툴루즈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나 “내 목숨을 남편에게 빚졌다. 바다에서 버둥대면서 아이들과 손자들 생각을 했다. 그 덕에 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프란시스의 여동생은 “오빠는 지성과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공군 조종사로 복무했던 프란시스는 파리에서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다 은퇴한 뒤 툴루즈에서 생활해 왔다. 그는 첫 번째 결혼에서 세 자녀를 뒀고, 니콜과 재혼한 뒤 자녀 둘을 더 낳았다. 수색대는 난파선 인근에서 프란시스의 시신을 수습하고, 가족에게 인도했다.



 니콜은 “사고 당시 승조원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콩코르디아호 선장 및 승조원들이 비상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니콜의 딸 에디제도 사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6명, 실종자는 29명이다. 이탈리아 구조대는 실종자 수색 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사고 선박의 기름 유출로 인한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해 잔해 제거 작업 중이다.



◆영화 타이타닉(Titanic)=1912년 1514명의 사망자를 내고 북대서양에 가라앉은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 침몰사건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여주인공 로즈(케이트 윈즐릿)는 배 안에서 만난 잭(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희생 덕분에 목숨을 건진다. 97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연출작으로 2009년 ‘아바타’ 이전까지 세계 최고 흥행기록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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