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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국민 독서의 해’는 시작됐는데 …

배영대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대지진과 쓰나미 참사를 겪은 지난해 일본의 피해지역 주민들이 옷과 식료품 다음으로 원했던 것은 책이었다고 한다. 일본의 ‘2010년 국민 독서의 해’ 관련 행사를 주관한 ‘문자·활자문화추진기구’의 에이키 와타나베 전무의 증언이다. 학교와 공공도서관을 포함해 많은 건물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위기 극복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들까지 모두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눈앞에 상존했던 것이 사라지니 비로소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일까. 그에 앞서 일본의 중의원과 참의원은 2008년에 만장일치로 2010년을 국민 독서의 해로 의결한 바 있다.



 국민 독서의 해는 영국의 시도가 앞선다. 1998년에 이어 두 번째로 2008년을 국민 독서의 해로 지정, 정부와 각종 민간단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중 독서 캠페인을 벌였다. 호주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2012년을 국민 독서의 해로 정했다.



 디지털 시대라는 21세기에 독서 장려 캠페인이 확산된 데는 바로 그 디지털 영향이 크다. 인터넷 디지털 문화의 확산이 ‘활자 이탈’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문화부가 실시하는 국민독서실태 조사 결과 2004년 76%였던 국민독서율이 2009년 71.7%, 그리고 2010년엔 65.4%로 해마다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정보 충족의 형식이 다원화되면서 생각과 성찰의 뿌리로서 책의 본질까지 해체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국민 독서의 해를 위한 후속 조치들이 그리 활발히 진행되지 못해 문제다. 우선 문화부가 당초 75억원으로 책정했던 ‘2012년 독서 예산’이 지난해 연말 국회를 거치며 36억원으로 삭감 조정됐다. 고정 지출을 제외하면 순수한 ‘국민 독서의 해’ 예산은 18억원 정도라고 한다. 또 오는 3월로 ‘2012 국민 독서의 해 선포식’을 열겠다는 계획을 잡은 문화부는 아직까지 추진위원회 구성조차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기구 같은 것은 지난해 다 해놓아야 했는데 말이다.



 올해는 ‘독서 환경’의 관점에서 그리 좋은 편은 못 된다고들 말한다. 4월 총선, 12월 대선이라는 ‘선거의 해’인 데다 런던 올림픽까지 열리기 때문이다. 차분히 책을 읽고 사색하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행사가 줄줄이 이어지는 것이다. 출판계의 한숨도 깊어진다.



 발상을 전환해 선거의 해와 국민 독서의 해가 상호 윈윈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순 없을까. 예컨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이 시대에 요청되는 리더의 모습을 창의적으로 성찰해보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볼 순 없을까 하는 것이다. 미·중·일·러 4대 강국에 둘러싸이고 남북이 분단된 채 선진국의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는 우리에게 토론과 사색의 재료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감정적 호오(好惡)보다 좀 더 이성적인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시기인데, 마침 국민 독서의 해가 겹쳤기에 해보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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