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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 바뀌어서야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예부터 흑룡의 해는 역사의 전환점이 되는 해로 여겨져 왔다.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겹쳐지는 해다. 올해 선거는 특히 중요하다. 압축성장의 혜택과 폐해가 사회 곳곳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세대 간 갈등도 어느 때보다 첨예하다. 흔히 우리나라를 두고 선진국 문턱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진짜 선진국이 될지, 아니면 남미 국가들처럼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할지는 이번 선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경계가 사라지는 ‘통섭의 시대’에 치러진다는 점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과학과 인문학이 섞이는 학문 간 결합은 물론 애플의 아이폰에서 보듯 전자와 정보통신(IT)산업 간의 경계도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정작 정치는 ‘내 식구, 네 식구’식의 구(舊)시대적인 분파주의가 판을 치는 느낌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모든 정책이 뒤바뀌는 상황도 반복된다. 정권 말기에 내놓는 정책의 지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제부터라도 정당과 정파를 초월해 ‘국가종합개발 30년 계획’ 같은 것을 수립해 그 틀 안에서 보다 지속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어떨까.



 국토 이용 현황만 봐도 그렇다. 그동안 지역 경기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전국적으로 산업용지와 주택용지 등이 난개발돼 있다. 회사 물류창고가 위치해 있는 경기도 용인 지역만 봐도 그렇다. 자체 물류창고가 이곳에 있어 지난 11년간 수도 없이 이곳을 찾았다. 자연보호를 위해 물류창고들의 건폐율을 낮추는 등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지만, 정작 종합적인 계획은 없었다. 그 바람에 벌판 곳곳에 무질서하게 물류창고들이 들어서 있다. 거대한 철골 구조물들이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그간의 정책들이 의도했던 ‘환경보호’라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좀 더 종합적인 계획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수도권 인근에 대규모 물류창고용 택지를 마련했다면 좀 더 질서정연한 형태가 되지 않았을까. 예산이 부족하다면, 민간에 투자를 맡기고 이들에게 적정한 선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물류 강국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금융자본들은 최근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물류 산업부문에 꾸준히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금융자본들은 주택이나 레저시설에만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금융자본들이 투자를 다양화할 수 있는 여러 정책 수단을 만들어 각종 연·기금을 비롯한 민간자본의 투자를 유도한다면 물류단지의 대형화와 효율화를 이루는 일이 더 수월할 것이다. 이런 방식을 통한 물류단지의 대형화·효율화는 단순히 “건폐율을 낮추라”고 권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해결책이 됐을 것이란 생각이다. 물류산업을 비롯한 여러 산업들은 톱니바퀴처럼 다른 사회 문제들과 연결돼 있다. 물류산업의 경우 이제는 너무 올라 버린 수도권 땅값 탓에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자기 창고를 가질 수 없는 기업들은 생산품을 비싼 돈을 들여 남의 창고에 맡겨야 한다. 그러면 결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최종 가격은 그만큼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물류비용이 오르면 제품 가격까지 올려야 하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비싼 땅값 탓에 물류 부문에서도 대기업의 집중화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다. 와인업계만 해도 와인 자체의 가격 못지않게 지속적으로 오르는 물류비용 탓에 소비자가를 계속 올려야 하는 입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금 예로 든 물류부문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종합적인 계획과 관리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물론 ‘종합계획’이란 말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란 반박도 있을 수 있다. 독재정권을 경험한 세대는 관(官) 주도의 발전 모델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모든 정책이 뒤집히는 지금 같은 상황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정경유착 같은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사회적인 역량이 충분히 성숙해졌다. 단순히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 때문에 예측 가능한 정책을 포기하기엔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흔히 기업가들은 ‘불확실성’을 가장 꺼린다고 하지 않는가.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줘야 투자와 고용이 제대로 이뤄진다. 최근 불고 있는 K-팝의 인기도 결국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종합계획과 관리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민간 부문의 이런 긴 안목을 공공 부문에도 조심스레 적용해야 할 때가 됐다.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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