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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재테크

안영진 주부의 15년 노하우가 담긴 가계부에는 지하철 1회 900원, 자동이체 할인 200원 등 수입?지출 항목이 세세히 기록돼 있다.


지난 해 말, 결심상품이자 불황상품인 가계부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가계 부채가 1000조를 육박한다는 소식에 새해부터 ‘가계부 쓰기’에 도전한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심 한 달을 넘기기가 힘들다. 슬슬 가계부와 멀어지려고 하는 이때, 집 장만의 꿈을 ‘가계부재테크’로 이룬 안영진(39) 주부 이야기를 통해 가계부의 숨은 매력을 찾아봤다.

가계부 10년 만에 강남에 집 산 안영진 주부

“30만원 월세 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결혼 10년 만에 강남에 주상복합아파트를 마련한 것은 모두 가계부 쓰기 덕분입니다.”

포털사이트 다음 ‘짠돌이카페’ 운영진이자,『신혼 3년 재테크 평생을 좌우한다』 공동저자인 안씨는 가계부 작성 15년 차다. 신혼 초에는 일기장 귀퉁이에 하루의 지출만 기록하다가, 3년째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안씨는 “가계부를 적으면 수입, 지출, 순이익이 한 눈에 보여 돈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지출도 단번에 골라낼 수 있게 됐다. “교통비가 유난히 늘어난 달 영수증을 뒤져보니, 남편이 택시를 많이 탔더라”는 안씨는 “그런 식으로 원인을 찾아 지출을 줄이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식비에도 절약 포인트가 있었다. ‘어느 마트에서 몇 백 원 싸게 샀는지, 품질은 어떠했는지’까지 자세히 적어놓았더니 다음 번 장볼 때 유용한 정보가 됐다. 안씨는 “자연스럽게 알뜰한 소비 생활 노하우까지 터득했다”고 자랑했다. 또 “가정마다 분명 지출에서 취약한 부분이 있다”며 “가계부로 정확한 원인을 찾고, 중점적으로 줄이려고 노력하면 자연스레 돈이 모인다”고 알려줬다.

안씨가 모은 첫 돈은 친정집 주방 리모델링에 사용했다. 절약 생활로 만든 10만원의 여유자금을, 3년 동안 모으니 360만원이 훌쩍 넘었다. 안씨는 “모처럼만에 딸 노릇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안씨는 두 아들과 자신 앞으로 통장을 만들어 재테크 종잣돈을 만들었고, 10년 만에 집을 장만할 수 있었다.

경제교육 전문업체 ‘에듀머니’ 김미선 본부장도 안씨의 사례에 동의하며 “지출 항목을 정리하다 보면, 돈이 새는 구멍이 보인다”고 말했다. “하루 한 잔 3000원짜리 커피 한잔도 한 달이면 9만원, 일 년이면 100만원이 넘는다”는 것이 김씨의 이야기다. 주부 진은주(39)씨 역시가계부 예찬론자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남편의 불규칙한 수입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데 가계부 쓰기가 큰 도움이 된다”며 “갑작스레 목돈을 써야 하거나 수입이 없을 때를 대비해 준비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성공하는 가계부 작성법

가계부 작성에 흥미를 붙이려면 먼저 자신과 궁합이 맞는 가계부를 골라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기형 가계부를 추천한다. 김 본부장은 “손으로 적으면서 지출에 대한 체감 지수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온라인 가계부는 기록과 계산이 편리하고 일정관리와 같은 여러 기능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가계부 어플리케이션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가계부 쓰기의 시작은 지출 항목별 예산 세우기. 개인 재무설계 업체 티엔브이어드바이저 이미경 팀장은 “연간, 월간 단위로 예산을 세우라”고 조언한다. 지출 항목은 고정지출(주거비, 공과금, 식비, 통신비 등)과 비정기지출(경조사비, 가족행사비, 자동차세, 휴가비 등)로 나뉜다. 비정기지출을 바로 기록하지 않으면, 돈이 새나가는 줄도 모르게 없어진다.

매월 20일쯤 혹은 월급일 5일 전에 다음 달 예산을 미리 짠다. 고정지출을 각 항목에서 10%씩 줄인다는 마음가짐으로 생활한다. 비정기지출은 먼저 예측 가능한 것을 월별로 기록한 다음, 규모를 줄여도 되는 것을 검토한다. 여름휴가를 비수기에 간다던가, 자동차세를 1월에 미리 납부해 10% 할인 받는 식이다.

가계부 초보자는 과거 몇 개월간의 지출을 되짚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안씨는 “한 두 달 정도 편하게 수입과 지출을 기록해 가정 경제의 규모를 파악한 뒤 예산과 지출 목표를 세울 것”을 제안했다. 지출 기록은 통장 관리만 잘해도 한결 수월하다. 저축계좌, 비정기 지출, 정기지출에 쓸 돈을 통장별로 떼어 놓고 각각의 계좌에서 지출하면 통장만 봐도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영수증을 모으는 것도 좋다. 매월 ‘결산과 평가’의 시간에는 예산 대비 지출이 많은 항목과 원인을 파악하고, 다음 달 예산에 반드시 반영한다.

● 가계부 작성 6계명

1. 인생 계획을 먼저 세워라

인생계획을 세우는 게 재테크의 시작이다. 장단기 목표가 있으면 그것을 달성할 방법을 찾으며 절약하게 된다. ‘가족 해외여행’이란 계획을 세웠다면, 1년 전부터 필요한 돈을 매월 얼마씩 모을 수 있다.
 
2. 신용카드를 버려라

신용카드는 ‘예산 내 소비’를 방해하는 ‘가불구조’다. 자칫 빚이 쌓이기 쉽다. 예산 안에서 현금을 쓰는 습관을 들이고, 예산을 넣어둔 통장의 체크카드를 사용한다.
 
3. 각종 결제일을 기록해 둔다

공과금, 보험료, 신용카드, 적금, 대출금 상환일을 놓치면 연체금이 발생된다. 이체일을 기록해 연체금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게 곧 돈 버는 길이다.
 
4. 현금 사용 메모를 남겨라

휴대폰이나 종이에 현금을 사용한 내역을 기록해둔다. 현금영수증을 꼬박꼬박 모아 새는 돈의 출처를 밝힌다.
 
5. 월말 결산, 연말 결산을 한다

한 달 단위의 결산을 토대로, 1년이 되는 시점 연말 결산을 한다. 연말정산 자료를 꼼꼼히 준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음 해 예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6. 온 가족이 참여한다

가계부 내용을 가족과 공유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한다.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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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