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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인구 한계 넘는 역발상 ‘코리아 특구’ 비행기로 2시간권 3억 명을 내수시장으로

내수가 일자리 만들기의 답이라지만 좁은 국내시장만으로는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 영토와 인구의 한계를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으로 내수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동북아는 내수시장의 외연을 확대할 기회다. 싱가포르의 복합 리조트산업과 태국의 의료관광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새로운 내수 서비스 산업의 가능성을 찾는다.

특별취재팀=김종수·김영훈·채승기·김경희·이가혁 기자, JTBC 편성교양국다큐멘터리 ‘내·일’ 제작팀

지난해 12월 2일 태국 방콕 중심가 뉴페치부리에 있는 방콕병원 환자지원센터엔 132㎡(40평) 크기의 통역실이 분주했다. 30여 명의 통역사들이 웹캠이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의사와 외국인 환자 간의 소통을 돕는 것이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와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진료비 덕에 지난해 160개국에서 약 15만 명의 외국인 환자가 이 병원을 찾았다. 방콕병원은 2010년 244억 바트(약 88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랄프 크루어 국제마케팅 팀장은 “전체 매출의 41%가 외국인 환자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이 가족과 함께 오기 때문에 치료뿐 아니라 음식·호텔·쇼핑·통역 등 부대 서비스업이 동반 성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외국인 환자 한 명의 지출액은 평균 8000달러(약 918만원) . 수술 후 이어지는 쇼핑·관광을 감안하면 의료관광 한 건당 1만5000~2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생긴다는 게 병원 측의 분석이다.

 외국인 환자가 많아지면서 10년 전 800~900명이었던 고용 인원도 현재 2200명으로 증가했다. 통역서비스는 외국인 환자가 늘면서 생긴 새로운 일자리다. 세탁·보안·청소·음식 등 간접 고용 인원도 800명에 달한다. 10년 전보다 3배가량 일자리가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통해 내수가 일어나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출산업의 고용창출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곳은 내수 서비스산업밖에 없다. 그러나 좁아터진 국내 내수시장만으론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기에 역부족이다. 현재 우리나라 내수 서비스 산업은 전체 고용의 68%, 부가가치의 58%를 차지하지만 생계형 영세 업체가 대부분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명예퇴직자들은 잇따라 커피숍·식당·제과점을 창업하지만 불황과 높은 임대료에 폐업을 거듭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국내 수요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약 10만㎢의 영토와 4950만 명의 인구만으로는 내수산업이 더 크기 어렵다. 인구와 영토의 한계를 넘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해법은 있다. 태국처럼 해외의 수요를 국내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거리 2시간 이내의 인구 100만 명 이상의 거대도시는 모두 41개다. 도쿄·오사카·상하이·베이징·톈진은 거주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다. 이들을 잡을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인구 3억 명의 거대 내수시장으로 변모한다. 미국(3억1160만 명)과 맞먹는 규모의 ‘코리아 경제특구’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중국과 일본에서 한국은 싱가포르보다 접근성이 더 뛰어나다”며 “ 국내체류 외국인이 많아지면 그만큼 내수 시장의 규모도 커진다”고 말했다.

 마침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미국·유럽에서 아시아, 특히 한·중·일 3국이 주축이 된 동북아로 옮겨오고 있다.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로 만신창이가 된 미국과 유럽은 당분간 여력이 없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일본이 바로 이웃하고 있다는 게 한국으로선 기회다. 한·중·일 동북아 3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2010년)을 합치면 12조3516억 달러로 유로존(8조5744억 달러)을 훨씬 뛰어넘고 미국(14조5266억 달러)에 버금간다.

 이제는 해외 수요를 국내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단순한 관광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연관산업에의 파급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내수산업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싱가포르의 복합 리조트산업이 그 좋은 예다.

 지난해 12월 7일 총 3만㎡(약1만 평) 규모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컨벤션홀은 전 세계에서 모인 HP직원들로 가득 찼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은 국제회의장·카지노·쇼핑센터를 한데 모아 놓은 세계 최고의 복합리조트다. 싱가포르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마이스(MICE, Meeting·Incentive·Conventions·Exhibitions)’ 산업의 종합결정판이다. 개장한 지 2년이 채 못 된 지금까지 2000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전인호 HP 아시아총괄 부사장은 “전 세계 성장국가가 동북아 지역에 모여 있어 글로벌 회사들의 행사가 잦다”며 “한국에선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마이스 중심의 복합리조트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낳는다. 마이스 관광객 100명의 유치는 중형차 21대, 42인치 TV 1531대, 휴대전화 1076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경제효과를 낸다. 샌즈 호텔이 생긴 뒤 싱가포르의 경제성장률은 -2%(2009년)에서 1년 만에 14.7%(2010년)로 급반등했다. 내수가 살아나자 일자리도 3만300여 개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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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