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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민통선 독수리, 위치추적기 달고 살펴보니

이동경로 등 생태를 파악하기 위해 독수리 몸에 부착한 가로 3.5㎝·세로 1.5㎝ 크기의 노란색 초소형 위치추적기. 실시간 추적이 가능하다.

8일 오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 내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거곡리 장단반도. 멸종위기 조류인 천연기념물 독수리(제243-1호)가 겨울을 나는 세계적인 월동지다.

 3∼4m 높이의 평평한 구릉지엔 죽은 돼지 4마리와 닭 1000마리가 먹이로 흩어져 있다. 문화재청과 파주시·한국조류보호협회 측이 독수리 먹이로 가져다 놓은 것이다.

 한두 마리씩 상공을 맴돌던 독수리들은 먹잇감을 확인하자 순식간에 500여 마리의 무리로 불어났다. 이어 2m가 넘는 양 날개를 활짝 편 채 활강비행으로 먹이터 주변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5시간 동안 50∼100여 마리씩 서열 순으로 무리 지어 먹이를 먹었다. 무리 중에는 등에 노란색으로 된 ‘위치추적기’를 단 독수리 세 마리도 목격됐다. 독수리들은 오후 4시쯤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사방으로 날아올라 먼 하늘로 사라져갔다.

 이날 밤 12시쯤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이한수(51·조류학 박사) 대표는 스마트폰을 통해 먹이터를 떠난 독수리 중 네 마리의 위치를 확인했다. 모두 멀리 가지 않았다. 4∼10㎞ 떨어진 곳에 머물고 있었다. 세 마리는 장단반도 내 민통선 지역에, 한 마리는 민통선 바깥 파주시 문산읍 지역에 있었다. 모두 흩어져 있었다. 야산과 구릉지로 추정되는 곳에 머물렀다.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볼 때 잠을 자는 것으로 분석됐다.

 베일에 가려 있던 독수리의 생태와 이동 행태가 위치추적기와 모바일을 이용한 첨단과학의 힘으로 낱낱이 드러났다.

 이는 문화재청이 탈진한 뒤 구조된 독수리 네 마리의 몸에 지난달 18일과 이달 7일 위치추적기(GCT)를 부착, 야생으로 돌려 보냈기 때문이다. 이 장비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신호를 이동통신망으로 수신해 위치를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추적기는 가로 3.5㎝, 세로 1.5㎝에 무게 120g의 초소형이다. 오차 범위는 50m 이내로 정밀하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수명을 1년간 유지하기 위해 하루 두 차례만 위치정보를 수신한다. 위치정보는 휴대전화·스마트폰·인터넷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장비는 연구소 측이 야생동물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 장치의 개발로 그동안 날개에 번호를 붙이는 식의 윙태그(인식표) 방식은 고전이 됐다. 과거에는 인식표를 통해 겨울철 몽골에서 장단반도로 이동한다는 정도만 파악됐다.

 이한수 대표는 “독수리들이 낮에는 먹이터 주변에 머물며 먹이 활동을 하다 밤에는 10㎞ 이내의 인접한 야산 속 나무 위나 구릉지 위쪽으로 이동해 잠을 자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위치추적기를 통해 오는 4월 중순 독수리들이 서식지이자 번식지인 몽골로 이동하는 경로도 파악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서식지에서의 활동 경로까지 조사할 계획이다. 도중필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장은 “독수리의 이동경로, 먹이 공급지, 주 서식지 등 생태 파악과 체계적인 보호 방안 마련에 활용할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연구용역을 통해 위치추적기를 달았다”고 소개했다.

 한갑수(59)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은 “위치 추적 결과 독수리가 먹이터 주변에서만 월동하는 게 확인된 만큼 안전한 민통선 내 월동지에서의 체계적인 보호활동의 중요성이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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