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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원 당근만으론 … 체크카드 확대 머나먼 길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는 현재 9%인 체크카드 비중을 5년 이내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체크카드 소득 공제율을 5%포인트 높여 소비자의 마음을 잡고, 체크카드 발급의 어려움을 해결해 카드사를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쪽 모두 시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에겐 체크카드 소득공제율 5%포인트의 의미는 미미하다. 국회정책예산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직불카드의 소득공제율을 5%포인트 확대할 경우 감면받는 평균 소득세는 870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연소득 4000만원 이하는 감면 혜택이 500원이 채 안 된다.

 예산정책처의 성명기 경제분석관은 “직불카드 이용액이 전체의 13%를 차지했던 2009년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라며 “그간의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소득공제율 확대 효과는 1인당 평균 1000원을 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진 한국조세연구원 박사는 “한국처럼 신용카드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충격적’일 정도의 효과를 주지 않으면 소비자가 반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카드업계가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체크카드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농협·하나SK·산은 등 6개 카드사가 체크카드에 관한 운영 방향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의 겸용카드나 혜택을 늘린 체크카드를 내놓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겸용카드는 이미 일부 카드사에 출시돼 있는데도 ‘거의 안 팔리는’ 카드다. 게다가 신용카드의 매력을 뛰어넘는 체크카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정설(定說)’이다. 결제 후 돈이 바로 빠져나가는 체크카드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가 유일한 수익이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지금보다 매력적인 체크카드를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현대·삼성카드 등 대기업 계열의 신용카드사는 더 난처한 상황이다. 은행계 카드사나 지주계열의 카드사보다 체크카드의 확대가 어렵기 때문이다. 체크카드에 꼭 필요한 은행 계좌 이용도 힘든 데다 마땅한 판매 채널도 없다.

 금융위는 “체크카드 발급을 목적으로 은행에 계좌 이용을 요청할 경우 이를 수용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현재 0.5%에 달하는 계좌 이용 수수료까지 낮춰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방식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와 제휴를 하고 계좌 이용 수수료를 없애기로 한 산업은행이 유일하다”며 “자체 카드사업을 벌이고 있는 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삼성카드는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 두 곳만 업무 제휴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의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이 ‘듣기 좋은’ 정책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방향에 걸맞은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뚜렷한 대책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며 “소득공제 한도를 직불형 카드에 집중해 올려주고, 카드사의 과다한 결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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