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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고뇌, 이 시대 큰 울림 … ‘뿌리깊은 나무’ 최고 드라마

이 시대 최고의 드라마로 뽑힌 ‘뿌리깊은 나무’는 치밀한 구성, 뛰어난 스토리, 생생한 캐릭터, 상황에 맞는 적확한 대사, 시대정신이 담긴 메시지 등으로 한국 드라마를 한차원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세종(한석규), 궁녀 소이(신세경), 겸사복 관원 강채윤(장혁).

지난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뿌나)’ 열풍이 불었다. 세종의 한글 창제와 반포과정을 정치·액션·멜로·미스터리 등 여러 장르로 버무렸다. 김영현·박상연 콤비의 저력을 보여준 ‘뿌나(2011)’는 드라마 PD·평론가 20명이 뽑은 이 시대 최고의 드라마로 선정됐다. 두 작가를 최고의 작가로 선택한 18명 중 12명이 ‘뿌나’를 으뜸으로 꼽았다. 사극 작품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영미 대중문화평론가는 “50부작으로 늘릴 수도 있는 것을 미국드라마처럼 24부로 압축해 버릴 장면이 없다”며 “민주화 이후 ‘정치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현 시대에 두 작가가 그리는 세종의 고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설문에 응한 한 드라마 PD는 ‘뿌나’가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드라마 구조가 복잡해 시청률이 저조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이를 가뿐히 뛰어넘었다”며 “대중성 옅은 극본을 멀리했던 업계에 변화의 기미가 보인다”고 했다.

 이름 자체가 ‘상표’인 김수현 작가는 다양한 작품이 거론됐다. 2000년대 이전에는 ‘청춘의 덫(1978)’ ‘사랑과 야망(1986)’ ‘사랑이 뭐길래(1991)’가, 2000년대 이후에는 ‘엄마가 뿔났다(2008)’ ‘인생은 아름다워(2010)’ 등이 언급됐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사랑과 야망’은 ‘춘향전’처럼 시간이 흘러도 계속 읽히는 고전작품”이라며 “2006년에 리메이크 됐지만 그 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세월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역 작가 중 경력이 가장 오래됐지만 젊은 작가보다 더 실험적이란 평도 있었다. 최고의 작품으로 ‘인생은 아름다워’를 뽑은 백은하 ‘10아시아’ 전 편집장은 “동성 커플 이야기를 김 작가가 쓰지 않았다면 그 이슈가 사회 중심에서 회자되진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희경 작가는 최근작인 ‘그들이 사는 세상(2008)’과 ‘빠담빠담(2012)’이 뽑혔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는 “드라마에 문학과 영상예술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작가”라며 “드라마 제작현장이 배경인 ‘그들이 사는 세상’은 드라마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만든 대표작”이라고 설명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빠담빠담’은 노 작가가 대중적인 작품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작품”이라며 “그가 꾸준히 그려온 인간의 이야기를 멜로라는 틀 안에서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는 ‘시크릿가든(2011)’이 몰표를 받았다. “작가 준비생이라면 반드시 뜯어보고 필사해야 할 로맨틱 코미디의 교본” “주인공의 트레이닝복까지 인기를 끌 정도로 트렌드를 잘 읽은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 작가는 올 5월 중년의 사랑을 그린 ‘신사의 품격’으로 돌아온다. 홍정은·미란 작가의 대표작은 ‘환상의 커플(2006)’. 코미디로 시작해서 눈물로 끝나는 홍 자매 드라마의 원형을 직조했다는 분석이다.

김효은·홍상지 기자

◆설문에 응해주신 분(가나다 순)

▶드라마 PD(15명), 고영탁 KBS 드라마국장·곽정환 CJ E&M PD·김승모 MBC PD·김영섭 SBS 드라마국장·김지일 드라마하우스 대표·박홍균 MBC PD·양성희 JTBC PD·유정준 JTBC 드라마팀장·이대영 MBC 드라마국장·이승훈 CJ E&M PD·이용석 SBS PD·정해룡 KBS PD, 최관용 CJ E&M 드라마본부장·표민수 PD·황인뢰 PD ▶평론가(5명), 공희정·백은하·윤석진·이영미·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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