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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핵심가치에 칼 들이댄 김종인 … 당 안팎 발칵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 정강정책·총선공약 분과위원장(오른쪽에서 둘째)이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안종범 자문위원, 김 위원장, 이양희 분과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전재희 분과위원.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 정강정책에서 ‘발전적 보수’는 첫 문장, 첫머리에 나오는 단어다.

 2006년 박근혜 당시 대표 시절 개정된 정강정책의 첫 문장은 ‘새로운 한나라당은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의 비약적인 발전을 주도해온 발전적 보수와 합리적 개혁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한다’로 시작한다. 그만큼 ‘발전적 보수’라는 말은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정체성 그 자체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위원은 바로 이 같은 한나라당의 핵심가치에 메스를 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비대위 내에서 정강정책·총선공약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위원은 4일 복수 언론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정강정책도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면서 보수 문구의 삭제를 주장했다. 보수라는 특정 이념을 지향한다고 못 박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뿐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책차별화를 위해 ‘선진화’란 표현도 들어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가) 친서민이니 공정사회니 떠들었지만 양극화만 심화됐다”고 했었다.

 한마디로 ‘뼛속까지’ 한나라당을 바꾸려 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28일 비대위 첫 회의에서부터 "복지정책은 좌파 복지, 우파 복지가 따로 없는데 한나라당은 복지가 진보 진영에서나 하는 것이라는 사고가 팽배했다”고 지적하며 이미 이같은 방침을 예고했었다.

그는 1987년 헌법 개정 때 여당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헌법 제119조2항인 경제민주화 조항(일명 ‘김종인 조항’) 입안을 주도했다.

 김종인 위원이 정강정책을 바꾸려면 비대위 자체의 결정만으론 불가능하다.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 의결하거나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해야 한다. 그러나 전당대회나 전국위 의결 가능성 모두 쉬워 보이진 않는다.

  김종인 위원은 ‘이재오 불출마·이상득 탈당’을 요구한 이상돈 비대위원과 함께 이명박계에서 퇴진 대상으로 지목돼 있는 인물이다.

 김 위원의 이날 ‘보수 삭제’ 발언이 알려지기 전 이재오 의원과 가까운 장제원 의원은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에 대해선 친이·친박을 떠나 굉장히 부글부글한 것이 사실”이라며 “두 사람이 사퇴하지 않으면 집단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 만큼 김 위원의 발언이 이명박계 의원들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한 이명박계 의원은 “비리전력이 있는 김 위원이 한나라당의 가치를 언급하는 건 어불성설”이란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

조전혁 의원은 “한나라당이 오늘날 위기에 빠진 것은 ‘보수’를 해서가 아니라 보수를 ‘잘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근혜계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구상찬 의원은 오전까지만 해도 김 위원에게 이명박계의 공세가 집중되자 “친이계 일각의 주장은 개인을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비대위 전체를 흔들려는 것”이라고 반박했었다.

 그런 구 의원마저 김 위원 발언이 알려진 뒤 “당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은 전체 의원들의 뜻을 물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옳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인 이학재 의원은 "김 위원의 개인 생각으로 박 위원장의 뜻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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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