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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입은 박보영 … 대법원 관례 파괴

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대법관 취임식에 참석한 박보영 대법관. 여성 대법관이 취임 행사에 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것은 법조계에서 ‘작지만 큰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정현 기자]
“사회변화는 여성의 옷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이제 대법원에서도 이 공식이 성립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주인공은 박보영(51·사법연수원 16기) 대법관.

 박 대법관은 3일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짙은 색 계통의 정장 재킷에 바지를 입었다. 4일 김용덕(55·12기) 대법관과 함께 헌법재판소를 방문해 이강국 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에게 취임인사를 할 때도 같은 차림이었다. 3일 목걸이를 걸었다면 4일엔 스카프를 맨 것이 달랐을 뿐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재킷-바지 차림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박 대법관의 의상 스타일을 ‘파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먼저 대법원에 입성한 여성 대법관들과 선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상 첫 여성 대법관인 김영란(56·11기) 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취임식 등 공식 행사와 대법원 재판 때 예외 없이 치마 정장을 입었다. 전수안(60·8기) 대법관도 마찬가지였다. 법원 관계자는 “두 대법관이 바지를 입은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3일 취임식 후 양승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의 기념촬영 때는 전 대법관이 치마를, 박 대법관이 바지를 입은 장면이 연출됐다.

 박 대법관의 ‘드레스 코드(Dress code)’ 변화가 50~60대 남성이 절대 다수(대법관 14명 중 12명)인 대법원의 보수적인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지역의 한 여성 부장판사는 “ 여성 판사들은 공식 행사 때 치마를 입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며 “박 대법관이 취임식에서 바지를 입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혼 후 세 자녀를 길러낸 ‘싱글맘’인 박 대법관이 판결에서도 ‘소수의 대변자’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법정 밖에서 만난 사회적 약자, 소수자, 여성, 가족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법적 해결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박보영
(朴保泳)
[現] 대법원 대법관
196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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