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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약값 올렸더니 ‘처방전 쪼개기’ 편법

서울 강남에 사는 최모(69)씨는 3일 모 대학병원에서 당뇨병 진료를 받고 열흘치 처방전을 끊었다. 그는 지난 10년간 이 병원에 다니면서 대개 석 달치 처방전을 받았었다. 최씨는 조만간 동네의원에 가서 대학병원 처방전대로 80일치를 끊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다. 석 달 뒤에는 다시 대학병원에 가서 진찰·검사를 받고 동네의원으로 가는 방식을 반복하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약값 6만원가량을 더 내지 않아도 된다.



약값 부담 차등제 시행 석 달, 환자 분산효과 없어

지난해 10월 가벼운 증세의 환자가 큰 병원을 가면 약값 부담이 최고 1.7배 오르는 ‘약값 부담 차등제’가 시행된 이후 이 같은 ‘처방전 쪼개기’가 성행하고 있다. 두세 개 병원을 오가는 게 귀찮지만 대학병원 당뇨 전문가의 관리를 계속 받으면서도 부담 증가는 막을 수 있어서다.



 약값 부담이 올라간 질병은 감기·고혈압·당뇨·급성위궤양·위염·지방간 등 52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병이 대학병원에서 진료받을 만큼 중하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약값 부담을 크게 올려 환자들이 동네의원을 찾도록 유도하려 한 것이다. 종전에는 약값의 30%를 환자가 냈으나 지난해 10월부터 상급종합병원(대형 대학병원 44곳)은 50%로, 종합병원은 40%로 올랐다. 작은 병원과 동네의원은 그대로 30%다.



 그러나 시행 3개월이 지났어도 환자 이동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서울의 S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11~12월 외래환자가 2% 정도 증가했다”며 “약값 부담차등제가 적용되는 질병 환자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한 대학병원은 지난해 10~12월 당뇨병 환자가 되레 12% 늘었다.



 서울 강남구 이모(53)씨는 4일 대학병원에서 넉 달치 당뇨약을 처방 받고 종전보다 7만6900원을 더 냈다. 이씨는 “건강검진에다 여러 가지 진료도 받아 이 병원이 나를 가장 잘 안다”며 “동네의원보다 더 믿음이 가기 때문에 부담이 늘더라도 계속 다닐 것”이라고 밝혔다.



 당뇨환자가 큰 병원을 고수하는 이유는 또 있다. 당뇨합병증이 있으면 종전처럼 약값을 30%만 부담한다. 하지만 정부가 합병증 범위를 너무 좁게 잡아 눈·발·신경계 합병증은 혜택을 못 받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철우 교수(내분비내과)는 “당뇨환자의 50%는 합병증이 생긴다”며 “이를 잘못 관리하면 발가락 자를 일이 무릎 절단으로 악화될 수 있어 환자들이 웬만해선 병원을 옮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국당뇨협회는 약값 부담 때문에 동네의원으로 옮긴 환자의 대부분이 큰 병원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추정한다.



  경기도의 한 병원장은 “의료체계를 뜯어 고쳐야지 약값 차등제로는 큰 병원 선호 현상을 못 바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값 환자 부담 인상된 주요 질병



신장·눈·순환기계·신경계 합병증을 동반한 인슐린 비의존 당뇨병, 다래끼·결막염·노인성 백내장, 고혈압, 감기, 급성 편도염·기관지염, 천식, 급성 위궤양·위염·십이지장염, 변비, 아토피 피부염·두드러기·관절염, 척추증, 골다공증, 만성 전립샘염



병원에 따른 환자 부담 약값 차이



상급종합병원(대형대학병원)에서 처방받으면 약값의 50%(종전 30%), 종합병원에서 처방받으면 40%(종전 30%), 동네 의원·작은 병원에서 처방받으면 30%(변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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