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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명민 “몸뚱이 하나로 고독한 싸움, 마라토너나 배우나 마찬가지”

배우 김명민의 무기는 성실함이다. 때론 지나치다 싶을 만큼 캐릭터에 열중한다. 그는 “연기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혼자 드라이브 하며 푼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김명민(40)은 몸을 던지는 배우다. 나아가, 지독한 배우다. 자신의 DNA마저 배역에 맞게 변형시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가 나온 드라마를 일별해보자. 명장 이순신(‘불멸의 이순신’), 명의 장준혁(‘하얀 거탑’), 명지휘자 강마에(‘베토벤 바이러스’) 등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왔다. 영화 쪽은 더하다. ‘내 사랑 내 곁에’에서 루게릭병 환자를 소화하기 위해 체중을 20여㎏이나 감량했다. 촬영 도중 의식을 잃기까지 했다. 가혹하다 싶을 만큼 자신을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김명민이 이번에는 마라토너로 변신했다. 영화 ‘페이스메이커’(19일 개봉)에서다. 또 한번 자신을 ‘연기지옥’에 몰아넣었다.

 페이스메이커는 마라톤·수영 등 기록경기에서 우승이 확실시되는 선수를 위해 경기흐름을 도와주는, 쉽게 말해 남을 위해 뛰는 선수다. 신체 결함 때문에 30㎞밖에 달리지 못하는 마라토너 주만호(김명민). 그는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페이스메이커를 선택한다. 일상에서도 페이스메이커인 셈이다.

 평생 남을 위해 뛰어왔던 만호가 마지막이 될지 모를 경기에서 ‘자신을 위한’ 완주를 선택할 때 관객들은 일종의 통렬함을 느낀다. 김명민은 어수룩한 ‘루저’로 보이려고 스스로 인공치아를 끼워 넣었다. 예전 촬영 때 입은 부상 때문에 온전하지 않은 다리로 마라토너의 몸을 만들었다. ‘김명민은 없고 주만호만 있는 영화’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그를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또 다시 가혹한 연기다. 본인을 혹사하는 건 아닌지.

 “왜 그렇게 생각하나. 배우가 역할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지사다. 루저 마라토너 주만호의 인생을 보여주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라토너의 몸이 되는 것이다. 그게 없이 어떻게 관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겠나. 3개월간 삼성전자 육상단의 오인환 감독에게 트레이닝을 받았다. 상체는 마르고 다리는 두껍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트레이닝을 1년 이상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왜 주만호인가.

 “그가 나와 많이 닮았다. 나의 삶도 순탄치 않았다. 오랜 무명의 세월이 있었다. 2002년 영화 ‘스턴트맨’을 찍다가 다리를 다쳐 3개월간 입원했다. 만성통증이 있다. 주만호의 사투하는 모습에서 나를 봤다. 시나리오를 읽다가 눈물을 흘렸다. 몸뚱이 하나로 고독한 싸움을 벌이는 것은 마라토너나 배우나 마찬가지다.”

 -굳이 인공치아를 넣었어야 했나.

 “시나리오를 보고 떠올린 주만호의 이미지가 그랬다. 뛰면서 힘들어하는 얼굴을 표현해내는 장치가 필요했다. 일부러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했다. 더 측은하고 궁색 맞게 보이고 싶었다. 어눌한 발음도 필요했다. 좋은 목소리와 발음이 나오면 김명민이지 주만호는 아니지 않나.”

 -연기를 위해 본인을 지워나가는 것 같다.

 “끊임없이 세뇌했다. 나는 주만호라고. 주만호라는 캐릭터가 허구가 아니라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산동네에서 연탄배달하며 살고 있는 사람 말이다. 그의 삶을 취재해 보여주는 게 배우의 일이다. 외모뿐 아니라 동작, 말투까지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 이미지와 일치해갈 때 쾌감을 느낀다.”

 -그렇잖아도 힘겨운 시대다.

 “98%의 사람들이 주만호에 감정 이입할 것 같다. 그들도 언젠가 2%가 될 수 있다는 희망, 포기했던 꿈을 다시 가져 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배우 김명민의 페이스메이커를 꼽는다면.

 “언젠가부터 감독들이 내게 연기지시를 안 한다. 그게 내겐 독이다. 나를 채찍질하고 쓴소리 해주는 감독이 좋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김명민 [現] 탤런트 197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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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