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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하는 58세 안과의사 “지금이 인생의 절정”

“원투, 원투…”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

3일 오전 10시 서울 양재동의 한 복싱체육관에서 섀도 복싱(shadow boxing·머릿 속으로 상대와 싸우는 것을 상상하며 펀치를 날리는 것)에 열중하는 중년 남성의 이마엔 연신 땀이 흐른다. 이미 2000번 이상 줄넘기를 하고 윗몸일으키기를 50회 이상 실시한 뒤라 추운 바깥 날씨에도 얼굴엔 열꽃이 핀 듯했다.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체육관에서 유독 눈에 띄는 복서는 안과의사 박영순 박사(58·아이러브안과 원장)다. 그는 매일 아침 기상과 동시에 체육관으로 향한다. 글러브를 낀 지 벌써 8개월째다.



 터프한 운동인 복싱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자신에게) 적합한 다이어트법을 찾고 있었다. 안과 수술이 정교하다 보니 고도의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했다”고 대답했다.



 효과는 탁월했다. 체중이 8㎏이나 줄었고 주변에서 “피부가 좋아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복서가 되는 길은 험난했다.



 “아내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의사인데 혹시 손 부상이라도 입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붕대 단단히 감고, 글러브를 꼭 끼는 등 대비를 했어요. 하다보니 복싱이 생각보다 안전한 운동이란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는 매주 평균 3~4번 체육관을 찾는다. 하루 운동량은 1시간 30분 가량. 하체 단련과 풋워크 향상을 위해 매번 2000회 이상 줄넘기를 하고 샌드백을 친다. 그동안 스파링(연습경기)도 5차례 해봤다.



 “장난이 아니더군요. 때리고 맞는 것을 주고받는 것이 복싱인데 맞는 사람에게 3분(1라운드)이란 시간은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무조건 많이 때리면 이기는 것으로 생각해 덤볐는데 복싱은 때리는 것보다 맞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줄넘기·달리기를 해서 풋워크를 기르고 하체운동을 많이 해야 주먹을 잘 피할 수 있어요.”



 그에겐 ‘의사 복서’ 외에 ‘닥터 바리톤’이란 별명이 하나 더 있다.



 50대 초반이던 7년 전, 그는 성악에 도전했다. 바쁜 수술 일정에도 불구하고 주 3일 꼬박꼬박 교습을 받았다. 귀가한 뒤에도 감을 잃지 않으려고 밤새 음악을 들으면서 연습에 몰두했다.



 성악 입문 1년 뒤인 2006년 첫 독창회를 열었다. 지난해엔 백내장 환자 돕기 자선음악회를 열어 형편이 어려운 노인 100명에게 무료 백내장 수술을 직접 해주었다. 연말엔 소아암 환자 돕기 자선 음악회에도 나섰다. 실력을 인정받아 농구경기장에 초청돼 애국가를 부른 적도 있다.



 “오전 10시∼오후 7시엔 병원에서 쉴 새 없이 수술하고 환자들을 진료하죠. 하지만 병원 일이 끝나면 성악가 박영순이 됩니다. 성악은 제2의 인생을 살게 해 줘요. 지금이 제 인생의 클라이맥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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