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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일 이후 첫 한·중 정상회담에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이 9일부터 2박3일간 중국을 국빈방문한다. 취임 이후 여섯 번째 방중(訪中)이다. 여유를 갖고 즐기는 임기 말 외유(外遊)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이 대통령 스스로 잘 알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死後) 한·중 정상이 머리를 맞대는 첫 번째 기회인 데다 올해가 한·중 수교 2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20년 앞을 내다보고 양국 관계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적 소통의 기회가 되기 바란다.



 김 위원장 사후 한국과 중국 모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측면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이 말하는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의 현상유지, 즉 분단 체제 유지를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통일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당장은 북한의 권력 구도 변화로 인한 부작용이 없기를 바라지만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평화 통일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이번 기회에 이 대통령은 통일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통일이 중국의 국익과 안보적 이익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을 충분히 납득시켜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중국, 안보적으로는 미국에 의존하면서 ‘G2’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중국 측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탄탄한 논리를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외교의 역할이다.



 한반도의 최종적인 그림에 대해서는 서로 생각이 다를지라도 북한을 조속히 6자회담 테이블로 복귀시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북한을 개혁과 개방의 길로 이끄는 것이 한·중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이견을 보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김정일 이후의 북한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전략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양국 간 현안도 산적해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에 전향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서해상 조업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근본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인권 차원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중국 측에 납득시켜야 한다.



 수교 이후 양국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경제적으로 중국은 한국의 첫 번째 교역국이 됐다. 교역액은 20년 새 30배가 늘어 미국과 일본을 합한 액수보다 많다. 상호 방문자 수는 연간 600만 명으로, 매주 700편의 항공편이 양국을 운항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한류에 열광하고 있다. 경제·문화는 쾌청하지만 정치·외교는 그렇지 못하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올 연말을 전후해 한국과 중국 모두 권력이 교체된다. 정권의 변화에 관계없이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해졌다. 이번 회담은 그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필요하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허심탄회하게 통 큰 대화를 나눔으로써 양국 사이에 낀 먹구름을 날려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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