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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볼모로 수사권 쟁탈 벌이나

경찰이 검찰에서 보낸 진정·탄원 사건의 접수를 거부하는 사례가 전국 경찰서로 확산되고 있다. 1일부터 발효된 검경 수사권과 관련한 대통령령 제정·시행에 따라 경찰청이 마련한 수사 실무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경찰은 주장한다. 경찰 측은 “새 시행령에 따르면 검찰이 경찰 수사를 지휘하도록 돼 있으나 내사 지휘는 받지 않도록 돼 있으므로 진정·탄원과 같은 내사사건의 지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경찰이 법을 지나치게 편협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법률이 새로 제정되면 이 법의 영향을 받는 해당 기관이나 조직에서 새 법을 해석하고, 이에 따른 실무지침을 만들어 시행하는 건 정상적 절차다. 경찰도 이번 수사 실무지침은 법을 해석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마련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경찰이 보여주는 일련의 행동은 지난해부터 논란이 돼 온 대통령령이 수정 없이 시행된 데 따라 검찰과 벌이는 힘겨루기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물론 기관 간 힘겨루기와 경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검경이 가진 공익성을 침해하거나 국민들의 편의를 넘어서는 정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먼저 검찰의 진정·탄원 사건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경찰이 처리해 왔다. 국민들은 진정·탄원이 내사인지 수사인지, 누가 처리해야 하는지 모른다. 다만 대한민국 수사기관이 자신들의 피해와 고통을 해소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검경이 자신들의 이권 때문에 다투느라 일처리가 늦어지면 민원인들의 피해와 고통이 해소되는 시간은 그만큼 지체된다.



 경찰은 ‘법대로’라고 주장한다. 법은 미풍양속과 도덕의 최소한을 규정하는 것으로 만능은 아니다. 법은 운용과 집행 과정에서 조화롭게 그 묘를 살려야 하는 것이며, 이를 수행하는 주체가 검경이다. 그런데 법을 앞세워 갈등·충돌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 사이에 법에 대한 존경심을 떨어뜨려 법 경시 풍조를 조성하고, 향후 법의 집행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제해야 한다. 정히 법이 문제라면 다시 링 위로 올라가 조정하고 합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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