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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새해, 당신의 희망 레시피는?

작가 이철환(왼쪽)에게 가족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부인 권미수씨, 딸 서정이와 손잡고 절망의 강을 건넜다. 이젠 더 큰 희망을 향해 걸어간다. 조용철 기자
성공의 끝은 행복일까. 아니다. 절망이었다. 밀리언셀러 연탄길을 쓴 작가 이철환(48)의 경우엔 그랬다. 이 책을 쓰던 1999년, 그는 가난한 입시학원 강사였다. 오후 10시 노량진 학원가에서 돌아와 동 틀 때까지 글을 썼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그 사이의 줄다리기는 괴로웠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던 그해 11월 말, 전기톱으로 쇠파이프를 자르는 것 같은 소리가 귀에서 왱왱거렸다. 귀를 틀어막으면 귓속 쇳소리는 외려 커졌다. 책은 2000년 출간돼 3권까지 나오며 총 400만 부 넘게 팔렸다. 대박이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 책 때문에 스스로 망가졌다는 자책이 멈추지 않았다. 우울증을 5년간 앓으며 몸도 마음도 무너졌다. 방 안에 틀어박혀 자살도 여러 번 생각했다.

그러나 절망에 빠진 그에게 희망의 동아줄이 한 가닥 남아 있었다. 아내 권미수.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함께 눈물 흘리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삶의 동반자다. “좌절할 때 희망을 함께 찾는 친구는 여럿일 수 있어요. 하지만 한 명만 그의 손을 잡고 있어도 재기할 수 있어요.” 남편은 아내의 손을 꼭 쥔다. 아내는 말한다. “(남편을) 위로하며 (나도) 위로받았다”고.

이명(耳鳴)의 고통도 적응하니 친구가 됐다. 이철환표 희망 레시피는 무엇일까. “절망도, 슬픔도 우리 삶을 키워 줍니다. 올바르게 절망하는 게 희망의 첫걸음입니다.” 고통을 딛고 일어선 그는 책 위로를 썼다. 헤어질 때 그가 불쑥 시 한 편을 내민다. 이성복의 ‘치욕의 끝’이다. “치욕이여/모락모락 김 나는/한 그릇 쌀밥이여.” 그러면서 말한다. 치욕과 절망을 꼭꼭 씹어 삼키면 곧 희망의 싹이 튼다고. 희망의 싹을 키워 주는 건 주변의 격려와 위로라고.

2012년 임진년, 새해 희망을 말해야 하지만 우리 주변엔 상처받고 좌절하는 이가 많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양극화, 고령화, 지역·계층·세대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쌓여 간다. 젊은 세대의 좌절은 폭발 일보 직전이다.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는 “가난할 땐 밥 한 끼에 행복을 느꼈다. 88서울올림픽 당시 다들 희망을 얘기했지만 1인당 소득은 4400달러였을 뿐이다. 지금은 2만 달러가 훌쩍 넘는데 다들 불행하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무엇 때문일까. 모두들 돈과 성공을 향해 숨가쁘게 뛰느라 ‘희망의 마법’을 잊었기 때문이다. 격려와 소통이 희망을 낳고, 희망이 사람과 세상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공식(公式)을 깜박했기 때문이다. 새해엔 ‘희망 전도사’가 되자. 어려운 때일수록 희망의 나눔은 더욱 값지다. 이시형 박사의 말이다. “이젠 저속성장 시대다. 이럴 땐 브레이크를 밟고 서로를 돌아보며 공감하는 격려와 멘토링이 중요하다.”

새해의 상황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가정과 직장과 길거리에 희망과 행복의 발목을 잡을 복병들이 깔려 있다. 하지만 남의 탓만 하고 있기엔 우리의 갈 길이 멀다. 공감과 격려의 마음으로 난국을 뚫고 나가자. 다시 한번 ‘희망의 마법’을 믿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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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