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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갑자기 쉬고 피곤해 병원가니…이럴 수가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나비넥타이’. 목 안쪽에 있는 갑상샘의 별칭이다. 나비넥타이처럼 생겨서다. 갑상샘은 우아한 수식어와 달리 건강을 위협하는 신체 기관이다. 갑상샘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한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 갑상샘암이었다.

1위를 고수하던 위암을 밀어냈다. 2009년 한 해 3만1977명의 환자가 발생해 전체 암환자(19만2561명)의 16.6%를 차지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정광윤(진료부원장·사진) 교수에게 갑상샘암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들었다.

- 갑상샘은 어떤 기관인가.
“갑상샘은 목의 앞부분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갑상샘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요오드를 이용해 갑상샘호르몬을 만든다. 갑상샘호르몬은 생명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이다.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온 유지 등 신체 기관들의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한다. 하지만 분비량이 너무 많으면 갑상샘 기능 항진증, 적으면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나타난다. 항진증이 있으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맥박수가 빨라지고 식욕이 왕성해진다. 몸에 열이 많아 땀을 많이 흘린다. 반면 저하증은 신진대사가 떨어져 식욕이 없고 항상 피곤하다. 목소리는 쉬고 탈모증을 동반한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변비가 생길 수 있다.”

- 갑상샘암이란 무엇인가.
“모든 암이 그렇듯 갑상샘 세포에 변화가 일어나서 발생한다. 갑상샘암은 암을 일으키는 세포의 유형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형성암이다. 갑상샘암 환자의 80~90%가 유두암이다. 여포암 환자는 10%다. 나머지가 수질암과 역형성암이다. 유두암은 임파선으로, 여포암은 폐와 뼈로 잘 전이된다. 수질암은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유전성 암이다. 역형성암은 갑상샘암 환자의 1%에 그친다. 하지만 갑상샘암 중에서 가장 악성이다. 암으로 진단된 순간 주변 조직으로 많이 전이돼 손쓸 수 없다. ”

- 갑상샘암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진 방사선에 노출되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선에 노출된 피폭량에 비례해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어렸을 때 목이나 머리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10여 년 후 갑상샘암에 걸릴 수 있다. 가족 중 갑상샘암 환자가 있으면 3~8배 정도 발병 위험이 뛴다. 이외에 호르몬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갑상샘암 환자의 80~90%가 여성이다.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의 영향이 갑상샘암을 부추긴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이외에도 체내 요오드 결핍, 양배추·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 채소류 섭취와 관련 있다는 보고도 있다.”

- 갑상샘암은 어떻게 진행하나.
“암의 진행 상태를 1~4기로 보면 1, 2기에는 암세포가 갑상샘에만 있다. 3기가 되면 주변 근육으로 옮겨간다. 침을 삼킬 때 후두가 위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건 근육운동 때문인데, 이런 근육에 갑상샘암이 전이된다. 4기에는 암세포가 기관·후두·식도·경동맥 등 주변 조직에 파고들어 수술이 어렵다.”

-갑상샘암의 치료법은.
“가장 중요한 건 수술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암세포를 깨끗이 없애야 생존율이 높다. 고려대 안암병원의 경우 갑상샘암 환자의 완치를 의미하는 10년 생존율이 1기 100%, 2기 98%, 3기 90% 이상, 4기 70%다. 갑상샘암 제거법은 절개수술·내시경수술·로봇수술 세 가지가 있다. 절개수술은 목주름 부위를 약 5㎝ 절개한 후 시행한다. 가능한 한 목 아래쪽을 절개해 목걸이로 수술 부위를 가릴 수 있게 한다.

내시경수술과 로봇수술은 겨드랑이와 가슴 부분에 작은 구멍 몇 개를 낸 뒤 한다. 이 구멍으로 갑상샘을 볼 수 있는 작은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는다. 목에 수술 흉터가 없고 환자 회복이 빠른 게 장점이다. 내시경수술은 내시경으로 수술할 부위를 3배 확대해서 본다. 로붓수술은 내시경수술보다 장점이 많다.

수술 부위를 2차원으로 보여주는 내시경과 달리 3차원으로 10배 확대해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신경과 혈관을 잘못 건드려 발생할 수 있는 후두신경 손상, 성대 움직임 문제, 신경 마비, 부갑상샘기능 저하증 등 합병증 위험이 작다. 하지만 4기 암환자는 절개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감상샘암 제거 수술 후 갑상샘호르몬의 보충과 갑상샘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갑상샘호르몬 치료를 한다. ”

- 갑상샘암을 예방하려면.
“현재까지 알려진 예방법은 목과 머리의 방사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또 갑상샘암 가족력이 있으면 8촌 친척까지 갑상샘암 발병과 관련 있는 RET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황운하 기자 un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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