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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아파트 우습게 보지 마라 … 미래에 투자해야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서울 강남지역에 재건축 아파트만 세 채를 보유한 Y씨(53). 재건축이 끝나면 적어도 60억원대 부자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10년 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한강변 저층 단지의 소형 아파트에 투자했다.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간 재건축만 되면 돈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재건축이 안 돼도 노후에 월세 수입을 챙기면 된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은 한결같이 임대수익이 좋은 상가를 사 두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는 아파트보다 상가 투자에 열을 올릴 때였다. 임대수익만 보면 그게 훨씬 남는 장사였다. Y씨도 처음에는 매물로 나온 경기도 수원 3층짜리 자그마한 근린상가에 마음이 끌렸다. 임대수익을 계산해 보니 매월 300만원은 족히 됐다.

하지만 현장을 찾은 뒤 마음이 바뀌었다. 상권이 쇠퇴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실제로 유동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게다가 멀지 않은 곳에 대형마트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중심상권이 이동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당장의 임대수입은 탐나지만 먼 장래의 투자가치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상가 투자 생각을 접고 낡은 소형 아파트를 산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말렸다. Y씨는 아파트는 허름했지만 땅 지분이 많아 재건축 이후 미래가치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여전히 재건축은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 둔 시점에 비해 아파트 값은 상상도 못할 만큼 올랐다. 당시는 오래된 소형 아파트에 거의 주목하지 않던 시절이다. 하지만 분위기에 무작정 편승하지 않고 과욕 없이 미래를 차분히 내다본 게 성공을 부른 것이다.

부동산 고수는 미래에 투자하지만 하수는 분위기에 잘 휩쓸린다. 고수는 당장 수익이 적더라도 먼 장래의 가치를 내다본다. 당장 손해를 감수해도 미래에 돈이 된다는 확신이 서면 과감히 투자한다. 그리고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자신 있는 부동산을 골라 면밀히 검토한 뒤 과감하게 투자한다.

또한 사람들이 거들떠보지 않고 하찮게 여기는 부동산도 귀하게 여길 줄 안다. 다시 말해 넉넉한 마음을 가진 장기투자 전문가들이다. 반면 부동산 하수들은 당장 돈만 되면 잘 모르는 부동산에 덥석 투자한다. 일부 부동산중개업소나 개발업체 등의 감언이설에 쉽게 넘어가는 까닭이다. 사실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평소 꾸준히 공부하고 발품을 들이는 등 식견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으려면 준비된 투자자여야 한다.

당장의 분위기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하는 것은 내 집 마련 때도 예외가 아니다. 내 집 마련을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청약통장만 있으면 내 집 마련의 절반 이상을 준비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아니면 집값이 언제쯤 떨어질까 그저 매수시점만 저울질하는 경우도 많다. 직장 일로 바쁘다는 구실을 대며 내 집 마련 계획을 게을리하고, 세월 타령만 하며 청약통장을 종교처럼 믿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알부자 소리를 듣는 B씨를 보자. 2003년 그는 다 쓰러져 가는 59㎡(약 18평)짜리 서울 반포 3단지 아파트(매입가격 3억5000만원)를 샀다. 부동산 전문가들조차 별로 주목하지 않던 매물이었다. 주변에서 재테크 좀 한다고 소문난 지인들조차 왜 멀쩡한 아파트를 지천에 놔두고 허름한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느냐고 말렸다. 그러나 B씨의 생각은 달랐다.

분위기에 편승하기보다 재건축 아파트의 미래가치를 차분하게 따졌다. 우선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땅 지분이 많은 것이 최고라 생각했다. 재건축 때 땅 지분을 기준으로 자산을 평가한다. 게다가 5층짜리 저층 아파트라 조합원 수가 적어 개발이익의 몫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노후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임대수요가 꾸준했다.

학군과 교통여건이 좋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5~6년 뒤 재건축만 되면 큰돈이 될 거라 확신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재건축이 끝난 현재 새 아파트(116㎡)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3억5000원만을 투자한 아파트가 시세 10억5000만원 이상의 아파트가 됐다. 미래가치를 따져 본 투자의 성공사례다.

부동산 부자가 되려면 현재의 분위기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 부동산 고수는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쓰러져 가는 오두막집이라도 개발 가능성, 주변의 번영 가능성 등을 잘 따진다. 그리고 돈이 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린다. 장기투자를 즐길 줄 안다. 한두 번 성공했다고 해도 자만하지 않는다.

부동산시장은 끊임없이 변한다. 기존의 생각만으로 순진하게 접근했다가는 ‘쪽박’ 차기 십상이다. 시장은 언제나 투자자에게 우호적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솔깃한 정보들이 더해져 이른바 돈이 되는 ‘좋은 물건’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치열한 투자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쭉정이인지 알곡인지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쭉정이와 알곡을 구별하지 못하고 허둥댄다면 분명 ‘쪽박’으로 이어질 것이다. 반면 현명한 부자들은 쭉정이의 유혹에 휩쓸리지 않는다. 친구나 친척 등 주변 사람들의 얘기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자 원칙을 지킨다.

2012년 새해,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당신의 각오는 어떤가. 당장 돈을 벌려고 하는가. 장기적 안목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각오가 없는가. 그렇다면 처음부터 아예 주식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 좋다. 부동산 하수 마인드로는 부동산 부자가 되기 힘들다. 손자병법도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적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 말고 적이 올 때에 대비하라’고 가르친다. 길게 보는 안목으로 미래에 투자하는 부동산 고수들의 투자 패턴을 되새겨 보자.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지점장

고준석(48) 동국대에서 법학 박사를 받았다. 신한은행 서울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국을 누빈 끝에 부동산 전문 컨설턴트가 됐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2006년 부동산 재테크 최고 강사로 선정됐다. 저서 『강남 부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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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