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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1기 노동장관 일자리 통한 성장 강조 월가 점령 시위 예견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라이시 교수는 미국 진보 진영의 대표적 정치경제 학자다. 동시에 민주당의 정책 브레인이다. 1993~97년 클린턴 1기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2009년 오바마 정부 출범기에는 경제자문위원으로 경제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그가 2010년 9월 내놓은 저서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는 2008년 금융위기의 후폭풍을 다뤘다. 그가 예측한 후폭풍은 지난해 미국 사회에서 차례차례 현실화했다.

우선 3년 만에 경제위기의 공포가 엄습했다. 그는 소득과 부의 격차로 인한 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혼돈의 경제학과 분노의 정치학’이 득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책에서 말한 ‘부의 불균형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the wallsteet)’ 구호를 내세운 시위로 현실화했다.

불균형 해소 해법의 하나로 제시한 부자 증세는 ‘버핏세’라는 형태로 미 의회에서 논의됐다. 그는 현 상황이 1920년대 말 발발한 대공황기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상위 1% 계층으로의 부의 집중, 주식과 부동산 거품, 중산층의 붕괴 같은 것들이다.

라이시는 1980년대 하버드대 교수 시절부터 성장에 있어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여러 저서와 논문을 통해 ‘원하는 사람은 모두 일하고, 원만한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며,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그냥 일자리가 아니라 ‘충분한 소비를 보장하는 양질의 일자리’다. 양질의 일자리가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다. 국가가 할 일은 직업훈련 등 교육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라이시의 이런 생각은 국내 정치권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2011년 가을 10·26 지방선거를 전후로 한나라당 내에서 일자리·복지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쇄신파·소장파의 주장이 공감대를 얻었다. 이 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논의된 부자증세·취업활동수당·근로장려세제 같은 복지정책이 라이시의 철학과 맥을 같이한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추석에 이 책을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레이거노믹스 식의 공급경제학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부의 합리적인 분배를 통해 성장을 이끈다는 라이시 교수의 주장에 공감한다. 비정규직 등 근로자의 실질임금을 올려서 구매력을 늘려야 경제가 활성화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11년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이 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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