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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라서 비대위원 안된다는 비판은 시대착오”

“20대들이 한나라당을 좋아한다면 이상한 거다. 실제로 해준 게 없으니 ‘쟤는 안 돼’라고 여긴다. 한나라당 얘기는 경제학 교과서에선 맞지만 논문으로 따지면 퇴짜 맞을 것들이다. 한나라당은 ‘왜 자유무역협정(FTA)이 시장경제에 안 좋은지를 말해 봐라. 교과서에 (좋다고) 써 있다. 왜 그걸 모르느냐’는 식이다. 국민은 그걸 기대하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 이준석 비상대책위원이 요즘 정가의 화제다. 불과 26세에 ‘청년 비대위원’으로 발탁돼 비대위 산하 ‘디도스 검찰조사국민검증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씨에게 ‘디도스 검증’에 함께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반(反)한나라당 성향의 네티즌들이 하버드대 선배인 강용석 의원과 비교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띄웠을 땐 “강 의원과 쌍두마차라는 얘기에 꼭지가 돈다”고 트윗을 날렸다. 거침없는 신세대 방식이다. 그를 놓고 당내에선 ‘완장 찬 20대’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29일 강남역 인근 카페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을 향한 한나라당 얘기는 ‘살아보니 이런 절차가 맞다’는 주입식이다. 그러니 어른들 말씀 같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여자친구 질문엔 “엄마가 화내신다”며 답을 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한나라당이 뭐가 문제라고 보나.
“가장 부족한 게 속도감이다. 다른 정당 역시 잘하고 있는 부분은 아니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용납할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내가 이름 붙인 게 ‘버퍼링당’이다. 국민이 기대를 갖고 버튼을 눌렀는데 10분 있다가 화면이 뜬다. 그때쯤이면 짜증나서 모두들 로그아웃한 상태다. 적어도 ‘오류’라고 뱉든지 아니면 ‘못 하겠소’라고 하든지 뭔가 즉각적인 반응이 나와야 하는데 그게 없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한나라당은 무슨 말을 하건 ‘이것은 조사 중’이라는 식이다. 국민은 진실성 부족으로 느낀다. 예컨대 디도스 의혹 규명이 그렇다. 국민의 기대치는 당장 ‘선관위에 접속한 로그 파일을 공개하라’는 건데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를 기다리겠다’ ‘절차상 이렇다’라고 반응한다. 국민은 인터넷에서 분·초 단위로 정보를 접하는데 한나라당의 대응은 하루 단위다. (국민은) 버튼을 눌렀는데 답이 없으니 다른 사이트로 가버린다. (답변 뒤) 아, 이거 굉장히 조심스러워진다.”

-그렇다면 비대위에서 하고 싶은 역할은.
“정책이다. 원래 교육·복지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 비대위원은 국회의원이 되지 않아도 한국 정치에서 뭔가 얘기할 수 있는 자리고 이런 기회는 다시 없을 것 같았다. 비례대표를 하거나 총선에 출마하라고 했으면 절대 안 했을 것이다. 나중에 정치할거냐고 묻는 이들이 있는데 아직까지 회의적이다. 내가 하는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없다.”

-우리 정치에서 정책이 결여됐다는 것인가.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은 두 가지 이상한 것을 놓고 선택해야 한다. ‘통합하면 이긴다’와 ‘다음부터 잘하겠습니다’이다. 정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반값 등록금이 그 예다. 다가올 선거에선 구호가 아니라 여야의 정책이 얼마나 진실하며 창의적인지를 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럼, 정치권에서 각종 의혹을 양산하는데 그건 어떻게 보나.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문제를 제기했는데 프레임으로 엮어서 남을 까려다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구입 문제가 튀어나온 뒤) 자기가 독박 차는 게 아닌가. 한나라당만이 아니다. 구제역 사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큰 사건이다. 그런데 구제역이 5년 전에 터졌으면 국가 대응 방식이 달랐을까. 현 정부에 불만이 있다고 현 정부를 까는 용도로 쓴 것 아닌가.”

-트위터에 야권통합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예전에 트위터에 ‘DJP 연합이 잘못됐다’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연대가 잘못됐다’고 쓴 적이 있는데 한나라당도 자유롭지 않다. 과거 ‘3당 합당’이 그 사례다. 솔직히 국민은 통합에 얼마나 관심이 있겠나. 선거에선 항상 단골 메뉴가 ‘단합하면 이긴다’였는데 이건 정치공학이다. 앞으론 대표적인 보수·진보 정당이 서민정책을 놓고 경쟁해서 국민에게 골라 달라고 해야 한다.”

-비대위 활동으로 며칠간 한나라당 내부를 경험했는데.
“파란(破卵·깨진 알)이란 말이 있다. 한나라당의 겉을 싸는 벽이 있다면 이게 굉장히 빠르게 깨지는 것 같다. 한나라당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 변화는 크지 않아도 좋다. 지금 비대위원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포기한 게 그렇다.”

-이상돈 비대위원(공천개혁위원장)이 이재오 의원 총선 불출마 등을 거론했다. 비대위가 ‘공천 물갈이’와 ‘MB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당내 반발도 많다.
“원래 이 위원은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 아닌가. 나는 정치개혁은 잘 모른다. 내가 공천에 대해 뭘 알겠나.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건 한나라당이 정책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을 놓고 ‘얼굴마담’ ‘들러리’ ‘20대가 완장 차고 다닌다’는 불만도 나온다.
“파란의 역할에 도움이 된다면 얼굴마담도 주저하지 않겠다. 마음이 착한데 얼굴까지 예쁘면 더 좋은 것 아닌가. 그리고 (내가 누구를 대리해 완장을 찬다는데) 나는 계파가 뭔지 모른다. 또 통합진보당에선 20대도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만약 ‘20대라서 안 된다’는 비판이라면 그건 시대착오적이다.”

-디도스 검증을 놓고 나꼼수 김어준 총수에게 참여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디도스 사건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건드린 것이다. 그런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검증해야 한다. 그래서 김어준 총수를 모셔야겠다고 판단했다. 물론 김 총수에겐 (미리 보도가 나가) 죄송한 부분이 있고 본인도 곤란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 총수의 생각을 내가 먼저 읽고 ‘안 하실 거야’라며 지레짐작으로 배제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인턴 생활을 (친박계인) 유승민 의원실에서 했다. 이게 비대위원 발탁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2004년 여름 석 달가량 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 명부를 보니 유 의원이 경제학 박사인 데다 여의도연구소장도 했다. 경제 관련 정책을 경험하고 싶어 그 방을 선택했다. 이후로 사석에서 뵐 이유도 없었다. 유 의원이 아버지와 친했던 것은 최근에야 알았다. 솔직히 말해 요즘 내 또래가 아버지 친구분이 누구인지 어떻게 아나.”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건 억지로 만든 말이다. 굳이 비슷하다면 헤어스타일이 비슷하고 고학력 정도일까. 나는 지금 더 겸손하게 움직일 때다. 그런데 자꾸 비교하니 피곤하다. 나도 욕심이 있다. 안 교수를 따라잡고 싶다. 벤처도 더 잘하고 싶고, 사회공헌도 더 많이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비교하면 내가 질 수밖에 없다.”



이준석 2003년 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한 뒤 그해 3월 KAIST에 입학해 한 달 만에 하버드대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2억원의 하버드대 수업료도 한국장학재단 장학금으로 해결했다. 2007년 귀국해선 경험을 쌓기 위해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초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오피스텔을 얻어 직원 8명으로 ‘클라세 스튜디오’라는 벤처기업을 차렸다. 중고생 시험문제를 모아 이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그가 맡은 분야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올릴 앱 개발이다. 그러면서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저소득층 무료 과외 봉사단체를 이끌었다. 그는 전형적인 SNS세대다. 하지만 거리낌 없이 올렸던 트위터의 글이 문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5월 전국철거민연합의 시위를 놓고 “두 달 넘게 서초2동 전역을 시끄럽게 하는 건 진짜 미친 X들이 아닌가 싶다”는 글을 남겼지만 지난해 12월 30일 “순간적으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사과 글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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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