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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LIFE] 전 세계 돌며 블라인드 테스트 … 에라주리즈 채드윅 회장

“칠레 와인 중에도 프랑스 최고급 와인만큼 ‘에이징 포텐셜(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더 훌륭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많습니다.”

 칠레의 와인회사 에라주리즈의 에두아르도 채드윅(51·사진) 회장은 “‘칠레 와인=저가 와인’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4년부터 전 세계를 돌며 ‘블라인드 테이스팅(상표를 가리고 맛과 향으로만 평가)’ 행사를 열고 칠레 와인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그를 만나 칠레 와인 자랑을 들어봤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2004년 1월 세계의 유명 와인 전문가 36명을 베를린으로 불러 모아 블라인드 테이스팅 행사를 열었다. 내가 만든 세냐, 비네도 채드윅, 돈 막시미아노, 그리고 프랑스 보르도 1등급 와인 6종, 이탈리아 수퍼 투스칸 와인 4종이 대상이었다. 결과는 1위 비네도 채드윅 2000, 2위 세냐 2001, 3위 샤토 라피트 로칠드 2000이었다. 와인 전문지들은 이 일을 1976년 ‘파리의 심판’에 빗대 ‘베를린의 심판’이라고 보도했다. 자신감이 생겼다. 전 세계를 돌며 칠레 와인을 직접 소개해야겠다는 계획이 섰다.“(※‘파리의 심판’은 76년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와인 vs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 행사를 일컫는다. 콧대 높은 프랑스 최고급 와인들을 제치고 와인 양조 역사가 짧은 캘리포니아 와인이 1등을 차지해 와인업계의 ‘사건’으로 꼽혔다.)

 -반대로 칠레 와인이 망신당할 수도 있었다. 부담은 없었나.

“2005년 브라질에서 두 번째 행사를 열었을 땐 정말 부담스러웠다. 베를린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면 “그럼 그렇지, 칠레 와인은 역시 안 돼”라고 생각할 게 아닌가. 다행히 지금까지 내 와인들이 톱5에서 제외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는다. ‘품질의 힘’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니까.”

10월 ‘서울 테이스팅’에서 1위를 차지한 칠레 와인 ‘세냐’.
 -지난 10월 31일에는 서울에서도 행사를 열었는데.

“한국의 유명 소믈리에, 와인 전문가 등 40여 명의 참가자가 칠레 명품 와인 5종, 프랑스 최고급 와인 5종을 시음했다. 그날 ‘이건희 와인’으로 불리는 샤토 라투르 2005를 비롯해 샤토 무통 로칠드 1995, 샤토 마고 2001, 샤토 라피트 로칠드 2007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건 칠레 와인 ‘세냐’ 2008년산이었다. 10월 28일 홍콩, 11월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시음회에서도 칠레 와인들은 톱 5안에 들었다.”(※세냐는 그가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아버지’ 로버트 몬다비와 합작해 만든 와인이다. )

 -칠레 와인만의 매력이라면.

“카베르네 소비뇽을 이용한 와인들은 과일 향이 풍부해서 마실 때 싱그럽고 편하다. 부담 없이 만나 금방 친숙해지는 친구와 같다. 한편 ‘보르도 스타일’로 만든 와인들은 마실수록 복잡 미묘한 매력을 뿜어낸다. 처음엔 날 긴장시키지만 만날수록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여자와 같다.”

 -‘보르도 스타일’의 칠레 와인이란.

“프랑스 보르도 와인은 ‘섞기의 예술’로 불린다. 5~6종류의 포도로 만든 와인을 섞어서 만들기 때문이다. 한 가지 품종으로 만든 와인보다 맛과 향이 복잡하고 풍부해진다. 1870년대 병충해로 보르도의 포도나무들이 말라 죽자 와인 양조자들이 다수 칠레로 이민을 왔고 이들이 보르도 특유의 양조법을 전수했다. 프랑스에선 거의 사라진 카르미네르 품종도 이들이 가져왔다. 흰 후추의 매운 맛을 내는 카르미네르는 이제 칠레 와인만의 독특한 맛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품종이 됐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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