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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의 ‘여자란 왜’] 저만치 있는 속 깊은 이성 친구가 다가온다면?

임경선 칼럼니스트
『어떤 날 그녀들이』저자
누가 어느 연말 모임에서 “귀여운 남자 있으면 바람 피울 용기 있음?”이라는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다들 자식 있어 못한다, 상상만 해보겠다, 용기가 없다, 원해도 그런 일 안 생긴다, 하며 신중한 너스레를 떨었다. 상상만으로도 일탈로 여기니 어째 이 영역도 양극화가 심하다.

왜 여자들은 그 ‘중간자’를 쉽게 포기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결혼 후 감정 소통 상대가 오로지 남편, 말 섞는 상대가 오로지 택배 아저씨면 서운할 것 같다. 그렇다고 바람? 그거 아무나 피우는 거 아니다. 어쩌면 우리가 괜찮은 어른 여자, 어른 남자로 나이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속 깊은 이성 친구’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남자친구나 남편을 물론 사랑하지만 그와는 다른 친밀감을 나누는 이성 친구는 기나긴 남은 인생을 따뜻하게 보살펴줄 것 같다. ‘친구’라 해서 털털하고 중성적인 느낌으로 타협하자는 게 아니다. 남자 농도나 여자 농도가 짙어도 거리감을 팽팽하게 유지시키는 진짜 어른들의 만남. 왜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을까 아쉬워하고 다른 형식으로 만났으면 어땠을까를 상상해보지만 그래도 지금을 충분히 향유하고 보존할 줄 아는 사이. 감정의 저울질도 타산도 필요 없는 관계를 말한다. 그러니 속 깊은 이성 친구는 어떤 의미에선 나를 가장 나다울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게다가 ‘내 남자’라면 기쁨과 슬픔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쾌적하게 저만치 있는 그 남자에겐 감정노동이 필요 없다. 한데 여기서 함정. 쾌적한 만큼 이 남자는 대체 어떤 지옥을 끌어안고 살아갈까 문득 궁금해지는 것! 대개 그들은 평소 내색을 전혀 안 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그런 ‘독’을 풍기고, 무방비 상태에서 그 냄새에 이끌려 들어가다 보면… 그땐 나도 모른다.

임경선 칼럼니스트·『어떤 날 그녀들이』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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