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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교실에 남아 울던 모습 떠올라 더 관심 줬어야 …

“그때 왜 좀 더 관심을 갖지 못했나 뒤늦은 후회가 떠나지 않습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너무 죄송스럽고 마음이 아픕니다.”

 28일 대구시 수성구 D중학교 교직원 휴게실. 집단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권모(13)군과 가해 학생들인 서모(14)·우모(14)군의 학급 담임인 김모(33·사진) 교사는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자신이 조금만 더 주의 깊게 학생들을 돌봤다면 어쩌면 이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자책감 때문이다. 지난 20일 사건이 발생한 이후론 잠도 식사도 제때 못한다. 학교 식당으로 갈 때마다 권군이 점심시간에 혼자 교실에 남아 울고 있던 모습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지난 5일과 14일 이상징후를 발견해 몇 차례 상담도 하고 집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와 얘기도 하면서 혹시 폭력이 원인이 아닐까 의심을 했다. 하지만 권군이 ‘학업 스트레스다’고 하고, 평소에는 특이한 점이 없어 그냥 넘어갔는데 (이렇게 됐다)”라며 회한의 표정을 지었다. 빗발치는 항의·비난 전화와 인터넷 댓글을 통해 “ 담임교사와 학교는 무엇을 했느냐. 왜 어린 학생을 지키지 못했느냐”는 질타를 받는 것도 고통이다. 나름대로 개별 상담을 하고 부모님과도 전화를 해 무슨 일이 있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지만 권군의 집 안에서 벌어진 폭력행위를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교사 5년차인 김 교사가 이 학교에 온 지는 3년째다. 스승과 제자가 아닌 형님과 동생처럼 학생들과 허물없이 지내기를 원했다던 그는 결혼 후 자식이 생기면서 학생들을 자식과 같은 마음으로 대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빈소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권군)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가 없었다. 평생 가슴에 안고 가야 할 고통을 안겨 드린 것 같아서 너무 죄송하다. 저도 교단에 서 있는 때뿐만 아니라 평생 이번 일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가해 학생들에 대해서도 “그들도 제 제자다. 이번 죗값은 치러야 하겠지만 그들은 또 권군이 이어가지 못한 삶을 나누어 지고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군에게는 2명의 친구가 있다. 한 친구는 2학기 들어 권군이 “서군과 우군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다. 죽고 싶다”는 말을 들었고, 또 다른 친구는 이달 들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담임교사에게 알리기 위해 교무실로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권군이 “나 맞아 죽는 거 보려느냐”며 말렸다. 권군의 어머니도 아들이 지난 3월부터 게임을 하고 용돈을 더 많이 타가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지만, 친구들로부터 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은 까마득히 몰랐다. 그렇다면 권군은 왜 죽음을 택할 만큼 큰 고통 속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을까.

 김 교사는 “경찰에서도 ‘이 정도 폭력을 당하면 더 큰 보복을 당할까 무서워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못한다’고 하더라”며 “학교 제도상의 문제도 있고 맞벌이 부부가 많아져 가족 간 소통 시간이 부족한 것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도 게임과 폭력적인 영상에 학생들이 너무 쉽게 노출돼 폭력에 무감각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조만간 권군의 부모를 다시 만나 사죄의 마음을 전달할 계획이다. D중학교도 이번 주 중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 ‘유가족에게 사죄를 구하는 입장과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공개 사과문을 올릴 예정이다.

대구=홍권삼·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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