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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친서민·공정사회 외쳐댔지만 양극화만 심화

한나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이 28일 JTBC와 대담하고 있다. 김 위원은 노태우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과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냈다. [최정동 기자]

김종인(71)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은 “당에 부담을 주는 요인은 하루빨리 제거해야 한나라당이 소생할 수 있다”며 “(비대위가) 뭘 좀 해보려고 하니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말만 들으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영입한 외부인사 가운데 정치적 비중면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그는 인터뷰 내내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를 비판하면서 차별화된 한나라당의 신 노선을 주장했다. 그는 노태우 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과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정책통이다.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손자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수’비서실장이었던 김정렴씨 형(작고한 김정호 전 한일은행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뭐가 잘못됐나.

 “애초부터 ‘747’(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 경제대국)이란 현실성 없는 공약을 내건 게 문제다. 잠재성장률이 4% 조금 넘는 나라에서 어떻게 7% 성장을 하나. 선거 때는 표 때문에 그렇다고 쳐도 집권 후에도 세계 금융위기가 뻔히 보이는데, 이를 무시하고 747 하겠다고 고집하다 리먼 부도사태로 혼났다. 또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고 통치자가 일반 국민에게 ‘기업 프렌들리’ 하겠다고 하는 것도 처음 들어봤다. 그래서 경제가 뭐가 좋아졌냐. 지지율 안 오르니까 친서민이니 공정사회니 떠들었지만 양극화만 심화되고 거기에 맞는 아무런 정책이 없었다. 그러니 국민이 선거에서 심판을 한 거다.”

 -한나라당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말로만 떠들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 것이다. 정부 통계에서도 ‘나는 하층민’이란 사람이 45%나 되고 ‘미래에 희망이 없다’는 사람이 58%나 된다. 이런 반응이 30·40대에서 가장 많다. 그러니 서울시장 보선 때 30·40대가 압도적으로 박원순 후보를 찍은 거다. 현실의 절박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희망이 없다.”

 김종인 위원은 1987년 헌법 개정 때 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입안하고 90년 5·8 조치 때 토지공개념 도입을 주도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에선 그가 당 정체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시장원리를 강조한 119조 1항과 경제민주화를 언급한 2항은 별개가 아니라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정부가 개인의 탐욕을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지 못하면 시장경제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솔직히 신자유주의를 누가 주장했는지 몰라도, 실제 알고 주장한 건지 납득이 안 된다”고도 했다.

 -부자 증세에선 박 위원장과 다른 견해였는데.

 “소득세율 최고구간을 신설하자는 주장은 분명히 상징적 의미가 있다. 박 위원장은 ‘그래봤자 세수 증가분이 얼마 안 되는데 할 필요 있냐’고 했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세법 정비를 단순논리로만 할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말은 맞다.”

 -총선 공천의 원칙은 어때야 한다고 보나.

 “근본적으로 일반 국민이 납득할 모습이 없으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모두 각오해야 한다. 개인적 인연이나 인간관계를 고려해 공천한다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 옆에서 본 박근혜 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 대권 후보로 언론에 공개된 사람 중에 자기 입장이 비교적 정확하고 일관성이 있다. 거기에 필적할 만한 야권 후보는 아직 없는 것 같다.”

 -박 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비교하면.

 “안 원장은 아직 뭘 투명하게 자기 것을 보여준 게 없질 않나. 대권 도전을 선언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박근혜란 정치인과 맞세워 평가할 만한 위치는 아니라고 본다.”

 - 그래도 안 원장은 잠재적 경쟁자 아닌가.

 “정치한다고 나온 사람도 아닌데, 정치의 상대처럼 얘기할 필요는 없다. 무시하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는 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안철수란 사람이 나타났건 아니건 야권 단일후보가 나온 이상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자꾸 안철수를 대입할 필요는 없다.”

 -비대위 첫 회의를 한 소감은.

 “참여자들이 밖에서 통상적으로 흐르는 일반인들의 의식을 다 갖고 있더라. 그런 것도 몰랐던 당이 한심한 것이지.”

글=김정하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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