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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년 내 자기 정책비전 제시 … 1인통치 서두를 것

‘김정은 체제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28일 JTBC에서 열린 특별좌담에서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왼쪽부터)이 대담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 참석자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

· 사회 =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김영희=오늘 장례식으로 김정일 시대의 막을 내렸습니다. 평양에는 상당한 눈이 내렸는데… 마치 북한 사회와 김정은 체제의 불확실한 내일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했습니다. 영결식 행사는 어떤 점이 특이했나요.

▶김근식=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눈길을 밟아가면서 아버지의 시신이 실린 운구차를 잡고 따라가는 장면을 통해 효성 어린 아들의 모습을 대대적으로 선전한 게 인상 깊었습니다.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바로 뒤에 섰다는 건 사실상 그가 김정은을 보좌할 최측근으로 자리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김영희=2인자 자리가 굳어졌다는 말씀이시군요.

▶김근식=김정은이 집단지도체제로 가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도 있었지만, 사실 북한의 실정에 맞지 않습니다. 김정은은 후계체제 준비 기간이 짧아 전문적인 영역에 따라 측근의 보좌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군에 관해서는 이영호 총참모장, 친족은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 차세대는 최용해 당 비서가 분담하는 형태죠.

▶김영희=김정일이 사망하면 급변사태가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김정은 체제의 프로세스가 순조롭게 안착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2008년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 걸렸을 때부터 치밀하게 승계 작업을 해 왔고, 그것이 안착으로 연결된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백승주=뇌졸중이 승계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뇌졸중 이후에 지도자가 자신감을 잃고 빨리 승계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단기적으로 봤을 때 김정은을 앞세운 1인 통치체제를 유지하며 집단지도체제의 성격이 반영되는 걸로 가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김영희=김정은 체제의 안정이 문제라고 봅니다. 유훈통치라고 해도 아버지의 노선을 그대로 따른다고 하는 것은 무리겠죠. 김정은의 정책이 어떤지 전망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근식=수령의 계승자이기 때문에 유훈통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은 3년간 유훈통치 하고 나서 승계 시점에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냈습니다. 김정은도 권력 안착 후 집단지도체제로 가기보다는 1인 통치체제로 갈 것입니다. 저는 서두를 것이라고 보는데… 1년 안에 자신만의 정책에 대한 비전이나 사상을 내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백승주=김정은은 3년 동안 족집게 후계 과외를 받아서 권력을 승계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적 권력 기반이 취약합니다. 장남인 김정남이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아직 친인척 간의 결합도 안 됐다는 의미인데요. 단기적으로 봤을 때 김정은은 유훈통치를 할 겁니다. 어릴 때 스위스 베른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김정은이란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식 개혁·개방 같은 걸 기대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힘들다고 봅니다.

▶김영희=장례식 날 아침 노동신문 정론(政論)은 ‘핵 개발이 김정일 시대의 최고 유산’이라고 했습니다. 김정은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민생과 경제인데… 미국과 국제사회가 핵을 쥐고 있는 북한에 뭘 해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김근식=김정일도 그걸 해결하려다 자기가 얻으려던 지원과 관계개선도 얻지 못했죠. 핵무기 보유는 성공이라고 볼 수 있으나 그로 인해 북·미관계 개선, 경제적 지원 등을 못 받게 됐습니다. 김정은은 핵 문제부터 해결하려 들 것이고 관련 회담도 신속하게 재개되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백승주=김정일 시대를 평가하며 스스로 핵무기 보유를 제1 치적으로 얘기했는데 이 때문에 김정은도 핵무기에 대한 태도 변화를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김정은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입니다. 중국 외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중국이 앞장서서 이 체제를 만들어 왔는데 내놓은 답이 ‘핵무기 포기할 수 없다’이기 때문입니다.

▶김영희=김정일의 경우 중국에 고분고분하지 않았죠. 김정은의 경우 중국의 지지 아래 후계자가 됐는데… 아버지에 비해 중국에 훨씬 의존할 거라는 분석으로 본다면, 핵을 김정일 시대에 가장 큰 업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장례식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지 지속성을 가지는 건 아니라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김근식=북·중관계가 격상된 상태에서 협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핵무기 관련 사항은 김정은이 하루아침에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김정은은 아버지의 유훈을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해석권자이기 때문에 자기는 다른 역할을 하겠다는 기대를 해볼 수도 있습니다.

▶김영희=한국 정부가 이희호·현정은씨의 방북 조문을 허용했습니다. 제한된 조문이지만 이명박 정부로서는 4년 동안 대북정책을 감안하면 상당한 결단이지만 북한은 엄청 불만인 것처럼 하고 나왔습니다.

▶백승주=남북관계의 중요 변수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대남 일꾼들 입장에서는 그래야 인정받지 않겠냐 하는 정도로 저는 축소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근식=조문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는 긍정적입니다.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북한이 시작됐기 때문에 남북관계도 새롭게 정립해야 합니다. 김정일 시대의 갈등과 상처는 청산하는 전향적인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천안함·연평도 같은 경우 김정일 사망으로 책임자가 죽은 걸로 볼 수 있으니 사과는 없고 재발 방지 얘기하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백승주=천안함·연평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은 유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 들어오고 나서 변화를 통한 원칙 구현이 강조됐는데요. 지도자가 사망했다고 당장 대북정책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김영희=우리도 김정은 시대에 맞는 스탠스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년 남은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남은 중요 과제가 김정은 부분입니다.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비핵·개방은 이륙도 못해보고 좌절됐습니다. 남북관계는 지난 4년 동안 최악의 상태였죠. 책임은 남북 양쪽에 다 있습니다. 획기적인 자세의 전환과 새로운 관계 정립을 기대합니다.

정리=강나현·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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