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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층 이사 왔어요, 아파트 녹인 7살 쪽지 그리고 이틀 뒤 …

28일 충북 청주시 용암동 건영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27일자 본지에 ‘12층에 이사 왔어요’란 내용으로 보도돼 따뜻한 반향을 일으킨 기사가 인쇄돼 붙어 있다. [청주=프리랜서 김성태]

“우리 애가 순수한 마음으로 이웃에게 인사를 올린 건데…. 주변의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부담스럽네요.”

 충북 청주시의 건영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알록달록한 벽보를 붙여 주민들에게 ‘전입신고’를 한 엄준희(7)양의 어머니 이수현(36)씨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본지 12월 27일자 1면> 벽보가 알려진 이후 몇몇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씨는 “어린 딸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엄양은 지난 22일 엘리베이터 안에 ‘힘세고 멋진 아빠랑 예쁜 엄마와 착하고 깜찍한 준희·귀여운 여동생 지민, 저희는 2/16일 이사 왔어요. 새해 복 마니 바드세요. 준희 올림’이란 벽보를 붙였다. 이에 주민들도 ‘준희 어린이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등 수십 개의 답례 쪽지를 부착해 화제가 됐다.

네티즌 반응도 뜨거웠다. 해당 내용이 소개된 인터넷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는 댓글 수백 개가 달렸다. “너무 깜찍하다. 정말 마음 따뜻해지는 기사다”(Youram Lee), “올해 읽은 기사 중 가장 따뜻한 내용이다”(ksh6613) 등 칭찬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아이디 PK-LHC는 “사실 일곱 살짜리가 다 쓴 건 아니잖아. 딱 봐도 어른 키 높이에서 글 쓴 건데. 설마 의자를 가져다 놓고 썼다고 말하진 않겠지”라고 적었다. 이씨는 “부정적인 댓글을 준희가 읽는 장면을 상상하니 아찔했다”며 “주위에서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준희를 위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소심하고 겁이 많은 엄마”라며 “딸이 평범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엄양 부모는 앞서 26일 벽보와 격려 글을 모두 떼어 냈다. 이씨는 “당초 5일만 붙여 놓을 계획이었다”며 “너무 오래 붙여 놓으면 엘리베이터가 지저분해질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벽보가 붙었던 자리는 27일부터 벽보 얘기를 다룬 중앙일보 기사가 대신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방해도(53) 관리소장은 “엄양의 행동에 감동한 주민이 붙여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김방현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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