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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하다, 바보 같은 사랑 … 영화 같다, 통영의 바다

이제는 ‘빠담앓이’다.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구분이 없다. 달이 환하게 뜬 밤 호수에서 강칠(정우성·왼쪽)과 지나(한지민)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다.
사랑은 더 이상 순수의 지대가 아니다. 이 시대 사랑은 때론 신분상승의 도구다. 그런 욕망을 감추던 시대도 지났다. 이른바 ‘신데렐라 드라마’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이유다.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는 그런 틀을 거부한다. 사랑의 원형을 응시한다. 가진 것이라고는 사랑뿐인 남자, 살인누명을 쓰고 16년을 감옥에서 보냈는데 간암 판정까지 받은 강칠(정우성)이 사랑을 한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그가 감히 꿈꿀 수 없는 여자(한지민)와 말이다.

이 시대에 참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그런데 시청자의 반응은 뜨겁다. 케이블 방송으로는 대박 기준인 시청률 2%를 훌쩍 넘어 3%를 바라보고 있고, 홈페이지를 통한 다시 보기 누적횟수도 30만 8000건(26일 기준)을 넘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작가와 배우에 대한 고백 수준의 글이 올라온다.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감독, 정우성·한지민·김범 출연’이라는 이 드라마의 ‘스펙’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시청자들이 올린 글에서 ‘빠담빠담’의 매력을 추려봤다.

 #“나 참, 드라마 보면서 이렇게 가슴 설레 본 적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조우성)

 ‘빠담빠담’은 대체 사랑이 무어냐 묻는다. 상처받은 인간들이 어떻게 서로 쓰다듬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전형적인 ‘노희경 드라마’다. 이번에도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상처를 깊게 받은 사람들이다. 지나는 형사라는 이유로 쉽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장항선)를 이해할 수 없고, 강칠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자신을 외면했던 엄마(나문희)가 야속하기만 했다.

 노희경 작가가 돋보이는 지점은 치유의 과정을 설득적으로 그려내는 데 있다. 국수(김범)의 말을 빌리자면,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강칠의 엄마가 그를 모른 척 했던 건,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에게서 아들을 구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이런 엄마의 이야기는 강칠이 진심으로 엄마를 이해하려고 한 뒤에야 나온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노 작가를 두고 “굉장히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그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따뜻하게 치유해주는 능력이 있다”고 평한다. 노 작가의 ‘변화’라 보이는 판타지 설정도 여느 드라마보다 되려 현실적이다. 드라마의 진정성 때문이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어딘가 어루만져줘야 할 양강칠이 있는 것 같아 계속 마음이 짠합니다”(성경민)

‘빠담빠담’을 이끌어가는 강칠 역의 정우성.
 강칠은 ‘나중’이라는 건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세상의 떡볶이는 내가 다 먹어주겠다’ 다짐했던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진지한 순간이었다 말한다. 좌우명은 ‘오직 지금 이 순간’. 돌아보고 싶지 않은 과거, 늘 깜깜했던 미래 사이에서 살아 온 그가 쥘 수 있는 게 현재뿐이기 때문이다. 16년을 세상과 격리돼 살았으니 조금 바보 같고 모자라 보일 때도 많다.

 이 남자를 ‘잘생긴 배우’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정우성이 연기한다. 떡볶이를 입이 터질 정도로 쑤셔 넣고, 촌스런 남방과 발목까지 오는 바지를 입은 생경한 모습에 그가 맞나 싶을 정도다. ‘정우성의 재발견’은 ‘빠담빠담’의 또 다른 성과다.

 #“영화 같은 드라마입니다. 한눈에 보이는 바다가 너무 예뻐요. 바다에 불빛들이 번지는데 고흐 그림 같기도 하고.”(김미진)

 ‘빠담빠담’ 촬영에는 카메라 알렉사가 쓰인다. 주로 영화촬영을 할 때 쓰이는 것으로 풍성한 색감을 자랑한다. 촬영지 통영 고유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준다.

 ‘아이리스’ 등을 연출했던 김규태 감독의 관록도 녹아 들었다. 화려한 액션물을 연출했던 김 감독은 배우의 얼굴을 크게 잡는 기존 드라마 관행에서 벗어났다. CG(컴퓨터 그래픽)를 적절하게 삽입하며 판타지의 효과를 높였고, 교통사고 장면이나 강칠이 물에 빠지는 대목에선 액션영화 같은 역동성을 구현했다. ‘한 회, 한 회 영화 같다’는 평이 많은 이유다. 케이블 드라마로는 드물게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오르는 이유 중 하나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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