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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싱젠 “난 정치혐오주의자 … 그게 내 저항 방식”

왼쪽부터 주제 사라마구, 오에 겐자부로, 가오싱젠.

노벨문학상-. 한국 문단의 오랜 콤플렉스다. 노벨문학상이 100% ‘작품보증서’는 아니겠지만 세상의 아픔과 고통을 누구보다 앞서 앓아온 수상 작가들의 육성은 큰 울림을 준다.

 노벨문학상 작가 16명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을까. 단언컨대, 그런 묘책은 없다. 책에서라면 어떨까. 수상 작품집이야 흔하다. 하지만 수상자들의 육성이 담긴 인터뷰집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인터뷰는 많은 문학 기자의 염원일 테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지난한 일을 해낸 책이 나왔다. 『노벨문학상 작가들과의 대화-16인의 반란자들』(스테이지팩토리)이다. 지은이는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 문학 전문 기자인 사비 아옌과 사진기자 킴 만레사. 이들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들과 마주 앉았다.

 책은 모두 16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을 불러모았다. 주제 사라마구(포루투칼)·오에 겐자부로(일본)·토니 모리슨(미국)·다리오 포(이탈리아)·오르한 파묵(터키)·도리스 레싱(이란)·월레 소잉카(나이지리아)·나딘 고디머(남아프리카공화국)·가오싱젠(중국)·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콜롬비아) 등등. 육성으로 듣는 현대 세계문학사에 가깝다.

 노벨문학상 작가들은 우리 시대 감수성의 전사(戰士)들이다. 활자, 또는 실천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질곡, 그리고 자유를 형상해왔다. 예컨대 2007년 수상자 도리스 레싱(이란 출생)은 진리를 독점하는 듯한 종교의 역기능을 경계한다. “구약을, 복음서를, 신약을, 코란을 읽다 보면 우리는 그것들이 똑같은 사람을, 똑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들처럼 말이다. 유대교든 그리스도교든 이슬람교든 그것들은 서로 다른 시기와 배경으로 인해 유일한 종교로 보일 뿐인데, 그럼에도 그것들은 서로 질투를 하고 자기들만이 유일하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렇듯 책에는 문학은 물론 정치·경제·종교·문화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작가들의 예민한 촉수가 담겨있다. 글을 쓴 사비 아옌은 수상자들의 가족과 어울리고, 주방 등 사적 공간까지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끌어냈고, 그 과정에서 작가의 자연스러운 면모가 카메라에 담겨 책에 실렸다. 사비 아옌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대부분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들은 작가의 역할에만 머물지 않았다”고 적었다. ‘16인의 반란자들’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반(反) 권력적 속성을 압축한 제목이다.

주제 사라마구

-1922년 포루투갈 출생. 2010년 사망. 1995년 노벨문학상 수상.

 “나는 어떻게 해서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과학이 이렇게까지 발전된 사회에서…. 죽음의 시간이 도래하면, 나는 아무 데도 들어가지 않고 원자로 해체될 거다. 두 달 전 내가 키우던 개가 그랬듯이 말이다.”

오에 겐자부로

-1935년 일본 출생.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

 “어릴 적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가 바둥거리는 걸 봤다. 끔찍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게 나를 소설가로 만든 첫 자극제였다. 이제 와서 나는 내가 인간의 고통을 표현하는 전문가가 됐다고 느낀다.”

가오싱젠

-1940년 중국 출생.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

 “나는 좌파니 우파니 하는 우스꽝스러운 차별성 너머에 존재한다. 나는 권력의 한계에 대항하는 메커니즘으로 형성된 시스템을 믿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나는 정치혐오주의자일 것이다. 그게 바로 내 저항의 형태이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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