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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95> 선거의 해, 해선 안될 일

2012년은 선거의 해입니다.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선거, 19대 국회의원 총선거(4월 11일)와 18대 대통령 선거(12월 19일)가 한 해에 실시되죠.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치러지는 건 20년 만에 한 번 있는 일입니다. 총선과 대선의 주기가 각각 4년, 5년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대권’이라는 걸 쥐게 되는 대통령과 그를 견제할 입법권력을 한 해에 모두 뽑는 만큼 선거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과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해도 될 일과 해선 안 될 일을 짚어봤습니다.

허진 기자

#. 지난 10월 A 단체는 서울의 지역구 B 의원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평소 결혼식장으로 쓰이는 행사장에 260명의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행사장 입구에선 B 의원의 이름이 적힌 볼펜을 기념품으로 나눠줬다. 길거리에서 흔히 판촉용으로 나눠주는 볼펜이라 참석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하나씩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 지난 7월 C 단체는 회원 240여 명을 상대로 영화배우 초청 강연회를 열었다. 광주의 D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는 E씨의 지인 F씨가 이 자리에서 인사말을 했다. “여기 오신 분들은 E를 사랑하는 표현으로 이 자리에 왔다. C 회원이 단결해서 총선을 준비하자”.

선거범죄를 신고하거나 선거법 규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으면 선거콜센터(전화 1390번)로 문의하면 된다. [중앙선관위 제공]

20년 만에 대선·총선 한 해에 치러

얼핏 봐선 두 사례 모두 대수롭지 않은 일로 보인다.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술 또는 음식을 대접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례는 모두 불법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아무리 싼 볼펜이라도 길거리에서 판촉용으로 나눠주는 볼펜과 선거에 나서려는 사람이 나눠주는 볼펜은 ‘차원’이 다르다. 전자는 얼마든지 받아도 되지만 후자는 선거범죄가 될 수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와 관련한 기부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볼펜을 주는 것도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가 된다. 이런 행위를 한 사람은 후보자이든 ‘예비후보자’이든 ‘입후보 예정자’이든 당연히 처벌받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공직선거법은 금전·물품·음식물 등을 받은 사람에게 과태료를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돈 선거를 뿌리 뽑으려면 유권자의 자세도 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위법행위의 책임 정도에 따라서 받은 가액의 10배에서 50배까지, 최고 3000만원 한도 내에서 과태료가 부과된다.

 볼펜 한 자루의 경우 과태료를 낼 가능성이 작지만 술이나 음식, 돈이었다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4년 3월 이후 지난 11월까지 이 규정에 의해 과태료를 부과한 경우는 354건이며, 금액은 42억2200만원에 달한다. 건당 1192만원꼴이다.

상주 주민 110명 5975만원 과태료

19대 총선을 앞두고도 벌써 두 차례나 과태료가 부과됐다. 지난 3월 정당인에게서 식사 대접을 받은 경북 상주시 주민 110명에게 모두 5975만6000원이 매겨졌다. 1인당 54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 것이다. 지난 5월 입후보 예정자로부터 교통편의를 제공받아 관광 등을 한 충북 청주시 주민 37명에겐 모두 2245만1000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1인당 60만원 이상을 벌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모임이나 집회에서 특정인의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는 시기와 모임을 주도한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적법 여부가 달라진다.

 두 번째 사례에서 모임을 E나 F가 주도했다면 불법 집회가 된다. 그러나 애초 선거와 관련한 모임이 아니라면 모임이 열린 시기에 따라 F의 처벌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 7월은 예비후보 등록기간 이전이기 때문에 F는 사전선거운동으로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자는 선거일 전 240일(2012년 4월 23일) 이후에, 대통령 후보자는 선거일 전 24일(2012년 11월 25~26일)부터 집회 등에 참석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은 선거일 전 120일(2011년 12월 13일) 이후,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선거일 전 20일(2012년 3월 22~23일) 이후부터 가능하다.

 지난 10·26 순창군수 보궐선거에서는 신기록이 하나 나왔다. 선관위가 선거범죄를 신고한 사람에 주는 신고 포상금으로 역대 최고인 1억원을 지급한 것이다. 신고자 김모(36)씨는 돈을 주고 후보자 매수를 시도하려는 현장을 포착했다.

선거범죄 신고하면 최고 5억원 포상금

무소속으로 나선 A 후보가 또 다른 예비후보자 B씨에게 “당선되면 인사권·사업권 등 군수 권한 3분의 1을 나눠주고 선거 경비를 보상하겠다”고 약속하는 순간을 잡아낸 것이다. 김씨는 선관위에 녹음 파일을 증거로 제출했고, 신고된 두 사람은 검찰에 구속됐다. 포상금이 1억원인 이유는 A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또 다시 치러야 하는 선거 비용(6억원)을 고려해 산정된 것이라고 한다.

 공직선거법은 금전·물품·음식물 등을 제공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비방·흑색선전, 공무원의 선거개입 등 중대 선거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신고 포상금 제도를 두고 있다. 누구든 선거법 위반 행위를 중앙선관위 및 각급 선관위에 신고하면 공적에 따라 최고 5억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신고자의 신분은 보호된다. 선관위는 지난 22일까지 모두 1020건에 대해 27억680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선거범죄를 신고하거나 선거법 내용이 헷갈릴 때는 전국 어디서나 선거콜센터(전화 1390번)로 문의하면 원스톱으로 안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야간에 걸려온 전화는 다음날 확인해 답변하는 콜백(call-back)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또 온라인에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www.nec.go.kr)를 방문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중앙선관위 QR코드를 찍어 모바일웹(m.nec.go.kr)에 접속하면 각종 선거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지문구 SNS 퍼나르기, 리트윗 요구도 사전선거운동

스마트폰으로 ‘민주주의 꽃, 선거’ QR코드를 찍으면 각종 선거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접속된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방송인 김제동씨는 트위터에 “투표율 50% 넘으면 삼각산 사모바위 앞에서 윗옷 벗고 인증샷 한번 날리겠다”는 글을 올렸다. 젊은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려는 목적이었다. 실제 투표율은 50%에 가까운 48.6%를 기록하자 김씨는 이튿날 ‘48.6%’라는 글과 함께 상의를 반쯤 벗은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선관위는 김씨와 같은 연예인의 투표 인증샷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인증샷과 함께 특정 정당·후보를 지지하거나 자신이 선택한 후보를 알리는 것은 위법이라고 본다. 인증샷을 찍을 때 손가락으로 특정 후보의 기호를 연상하게 표시하거나 특정 후보의 선거 벽보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투표 인증샷을 올리면 영화표를 쏘겠다”거나 “밥을 사겠다”고 SNS에 쓰는 것까지는 허용이 된다. 다만 특정 정당이나 후보와 연계되거나 선거구민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특정 연령·집단·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위법행위가 된다.

 인증샷을 위해 투표소 안에서 사진을 찍는 건 원활한 투표 진행을 위해 엄격히 제한된다. 기표 전의 빈 투표용지라도 촬영은 할 수 없다. 투표소 바깥에서의 사진 촬영은 괜찮지만 이 경우에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는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반복적으로 퍼날라 팔로어 등 자신의 SNS 친구에게 퍼뜨리는 행위도 금지된다.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이나 의사 표시는 괜찮지만 이런 내용에 “많이 리트윗 해달라” “널리 알려달라” 등의 내용을 포함하거나 특정 정당·후보에 대한 개인적 소신을 반복해 게시하면 사전 선거운동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에 야당은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며 “과도한 규제”라고 비판한다. 반면 선관위는 “현행법을 지킬 수밖에 없다”며 “야구 경기를 재미있게 만들려면 경기 전에 미리 스트라이크존을 넓혀야 하듯 SNS 문제도 먼저 제도를 개선한 뒤 이를 집행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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