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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게 즐기는 대작 무대공연

‘오페라의 유령(위)’과 ‘발퀴레’.


올 연말, 무대공연은 쏟아진다. 하지만 10만원을 호가하는 티켓 가격에 관람이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영화관은 어떨까. 공연 실황을 다룬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 지난 10월 개봉한 ‘U2 3D’와 ‘퀸 락 몬트리올 씨네 사운드 버전: 2011메모리얼’에 이어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공연’ ‘모차르트 락 오페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메트오페라 브런치’까지. 대작 무대 공연,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스크린을 찾아보자.

대형뮤지컬 오리지날 팀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

 예전의 공연 실황이 현장을 중계하는 정도에 그쳤다면, 요즘은 ‘현장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전하는 것이 목표다. 무대를 둘러싼 수 십대의 카메라는 배우들의 표정과 숨소리, 땀방울까지 모두 포착해낸다. 관객의 시선도 카메라 워킹을 따라 무대 곳곳을 누빈다. “무대 위에 배우와 함께 서있는 것 같은기분”이라는 게 관객들의 일관된 평이다. 공연장 VIP석에서도 보기 힘든 연출 덕에 뮤지컬 매니어들이 되레 극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무엇보다 스크린에서 만나는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은 대작 뮤지컬 오리지날 팀의 공연을 저렴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 대한 로망이 있을 터, 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생각해서 선뜻 비행기 티켓을 끊진 못한다. 때문에 영화화한 무대공연은 국내에 발 묶인 뮤지컬 매니어에겐 희소식이다. 이달 15일에 개봉한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공연’ 역시 화려한 캐스트를 자랑한다. 유령 ‘팬텀’ 역에는 현재 웨스트엔드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배우 라민 카림루가, 크리스틴 역에는 사에라 보게스가 캐스팅됐다.
 
 영화는 지난 10월 영국 로얄 알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25주년 공연을 담았다.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 사라 브라이트만, 역대 팬텀을 연기했던 배우들이 총 출동한 커튼콜 장면까지 볼 수 있다. 당시 5500명이 가득 메운 객석은 로얄석 기준 원화 45만원(250파운드)을 호가했고, 매진 후 티켓거래 사이트에서 120만원(650파운드)에 매매됐을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스크린으로 옮기면서 당시 공연의 1/18, 일반적인 국내 뮤지컬의 1/4가격(2만원)으로 감상할 수 있다. 만족했던 공연은 항상 재 관람을 해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는 이지혜(25·관악구 신림동)씨는 “영화화한 경우 2, 3번 반복해 봐도 뮤지컬 한회 가격밖에 나오지 않겠다”며 반겼다.

실물에 버금가는 3D 공연 실황도 나와

 촬영장비의 발전 역시 무대 공연을 영화화하는 트렌드에 큰 역할을 한다. 지난 10월 20일개봉했던 ‘U2 3D’는 아일랜드 출신의 4인조록밴드 U2의 남미 4개국 투어 공연 하이라이트를 모아 만든 작품이다. U2는 국내에 단 한번도 내한한 적이 없는 밴드다. 그러던 중 개봉한 ‘U2 3D’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멤버들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이 3D로 재현되면서 현장감이 더욱 높았다는 평을 받는다. 당시 관객들은 야광봉을 들고 영화관에 입장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모차르트 락 오페라’는 3D 효과를 극대화 시킨 뮤지컬이다. 17일에 막을 내렸다. 정성복 감독의 총 지휘 아래 ‘다크나이트’ ‘캐리비언의 해적’ ‘인셉션’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미국 출신의 마크 와인가트너가 ‘스테레오그래퍼’ 역할을 담당했다. 스테레오그래퍼란 화면의 입체감을 조정하는 사람으로서 3D 촬영에서는 없어선 안될 인물이다. 영화 홍보사 아담스페이스 측은 “마크 와인가트너는 미국에서도 단 30명에 불과한 스테레오그래퍼 중 한명”이라고 전하며 “실제와 같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다”고 전했다. 공연은 ‘모차르트는 이 시대 최고의 록 스타였다’는 발상으로 프랑스에서 15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독립영화와 비슷한 스크린 수로 하루에 1~3회 정도 상영함에도 개봉 첫 주 만에 천명을 돌파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는 내년 초 한국에서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브런치를 즐기며 전문가의 해설도 듣는다

 가만히 공연만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브런치와 함께 작품 해석까지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메트오페라 브런치’가 그것. 올 3월부터 진행된 ‘메트오페라 브런치’는 이달 25일, 크리스마스 공연이 조기 매진 될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자막대신 전문가를 통해 어떤 장면인지 직전에 설명을 듣고, 하이라이트만 뽑아서 관람해 지루함도 적다는 평이다. 이달 20일과 27일에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대작 ‘니벨룽의 반지’ 네 편 가운데 ‘발퀴레’가 상영된다. 로베르 르파쥬의 연출, 제임스 레바인의 지휘 아래 데보라 보이트, 요나스 카우프만을 포함한 수준 높은 배역진의 공연 실황이다.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더홀릭컴퍼니, 에이치엠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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