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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녀가 학교를 관둔다면 … 학교 밖 아이 3년간 1684명

[일러스트=박향미]


#1. 학교생활 적응 못해 혼자 공부하는 아이

“고2 때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친구들을 사귀는 게 힘들었어요. 친구들 사이에 내가 들어갈 틈도 없었고요. 중학교 때부터 새 학기 적응이 안됐어요. 이런 점이 저를 너무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김나래(가명·19)양은 지난해 4월 이후로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김양은 차리리 집에서 혼자 공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엄마는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병원을 찾았지만 정상이라는 말 외에는 특별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처음엔 반대했던 아빠도 김양의 결정을 인정하고 자녀와 소홀했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양은 독학으로 2012학년도 수시모집에 합격해 대학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김양은 “학교에 다시 갈까 생각도 해봤는데 혼자 공부하면서 나의 스타일에 맞춘 자기주도학습이 잘 이뤄진 것 같다”며 “친구들과의 추억이 없어 아쉽지만 대학생활에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 부모의 무관심으로 학교와 멀어진 아이

“아버지가 술 드시고 엄마를 때려서 엄마가 집을 나갔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았거든요. 그런 시절을 겪으면서 동네 형들과 잘못 어울리는 바람에 사고를 치게 됐고 학교를 나가지 않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척 후회됩니다.” 조영식(가명·19)군이 학교를 관둔 지도 벌써 6년이 다 돼간다. 아빠의 폭력과 엄마의 가출. 누구 하나 관심을 가져주는 이가 없자 조군은 겉돌기 시작했다. 술과 담배는 기본이고 물건을 훔치다 소년원에도 다녀왔다. 학교는 자신과 멀어졌고 친구들도 모두 떠났다. 무작정 강원도로 가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외로운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재혼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고3의 나이가 돼 있었다. 현재 조군은 자동차정비사가 되기 위해 중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조군은 “부모님을 원망 해봤지만 새로운 나의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하지만 혼자 공부하려는 데 정보도 없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학업중단 지난해만 504명(초교 제외)

㈔미래를여는아이들, 천안시사회복지협의회, 천안시청소년지원센터가 15일 천안축구센터 다목적실에서 학교 밖 청소년 현황과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천안 지역의 경우 최근 3년(2008~2010년)간 학교를 떠난 청소년은 1377명, 중학생은 307명으로 168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를 제외하고 한 해 평균 561명에 이른다. 충남 전체로 보면 천안이 673명으로 가장 많았다. 아산은(179명) 논산(182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천안이 아산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았다. ㈔미래를여는아이들이 학교를 떠난 아이들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지역 최초로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검정고시학원, 지역아동센터, 청소년 관련기관 협조를 얻어 100명(남자 56명, 여자 44명, 연령의 평균 16.5세)에게 설문조사(전문계고 35명, 중학교 30명 인문계고 26명, 초등학교 1명)를 벌였다. 조사 대상 학생들의 학업중단 기간은 6개월 미만(32명)이 가장 많았고 6개월~1년 미만(27명), 1~2년 미만(21명), 2년 이상(15명) 순이었다.

 학교를 그만 둔 가장 큰 이유(1, 2순위별 가산점 부여 방식)로는 공부에 흥미를 상실했다, 학교 다닐 필요성을 못 느꼈다, 특기나 소질을 살리려고, 노는 것이 좋아서, 학교 규칙 부적응 순이었다. 학교를 그만 둔 후 겪는 어려움으로는 계획된 일이 되지 않음, 할 일이 없어 심심함, 부모와의 갈등, 비행에 대한 유혹 등이었다. 학교를 중단한 후 특별히 하는 일이 없고 여가시간도 대부분 집에서 보내는 등 갈 곳 없이 방황하면서 상당수가 우울증상을 보였다.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이지숙 교수는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고 정보를 습득하는 데도 제한이 많다”며 “학업 중단 이후에도 전문가 개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학업기회와 기술 습득을 할 수 있도록 제도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토론자들은 이날 위기 청소년들의 지원 방안으로 ▶학업중단 예방을 위한 학교 차원의 능동적 개입(교육복지사 파견 등) ▶상담서비스 이수 및 숙려제도 등 서비스 제공 ▶교사의 가정 방문 상담 ▶천안시·교육지원청·지역사회 간의 협조체계 구축 ▶교류를 위한 전용공간 및 상설이용 시설 구축 ▶교육·상담·복지 프로그램 개발 ▶가정에서의 부모역할 교육 ▶학교 시스템 규칙과 교사의 유연성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 개입 ▶또래 관계 형성 촉진 을 위한 관계 형성 프로그램 확장 ▶복학·검정고시·멘토링 등 학업 지속을 위한 지원 ▶일자리 지원 및 탐색활동 개입 ▶사회적 관심 유도와 실질적인 지원 방향 설정 ▶Wee센터와 CYS-net(지역사회청소년통합지원체계)간 연계협력 구축 등을 제시했다.

강태우 기자
일러스트=박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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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