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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한 해 1만쌍 부부갈등 아닌 ‘고부갈등’으로 갈라서

유유희 변호사
‘3대 미친 여자 시리즈’를 아시는가? (원래는 ‘미친X’ 시리즈이나, 전문가 칼럼인 점을 고려해 표현을 순화했음) ‘며느리가 딸인 줄 아는 여자’, ‘사위가 아들인줄 아는 여자’ ‘며느리의 남편이 아직도 자기 아들인 줄 아는 여자’가 바로 랭킹 3위 안에 드는 ‘미친 여자’라고 한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이 이야기를 듣고 박장대소했다. 그러나 ‘며느리의 남편이 아직도 자기 아들인 줄 아는 여자‘를 ‘미친 여자’라고 칭하는 대목에서는 자연스럽게 ‘고부갈등’과 그로 인한 ‘이혼’을 연상하게 됐다.

물론 민법 제840조 이혼 사유 중 하나인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에 의한 심히 부당한 대우’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뿐만 아니라 ‘장모와 사위의 갈등’도 포함하고 있음이 분명하고, 요즘에는 후자의 갈등도 만만치 않게 빈번하다고 한다. 하지만 위 규정이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염두에 두고 생긴 것이 아닐까 생각될 만큼 한해 1만 쌍 정도가 ‘부부갈등’이 아닌 ‘고부갈등’으로 이혼하게 된다고 하니 심각한 지경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만난 소송당사자들 중에도 ‘고부갈등’이 ‘부부싸움’으로 확대되고,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중 배우자는 물론 시부모에게까지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

[일러스트=박소정]
물론 단순한 ‘갈등’상황만으로는 위자료 청구가 어렵다. 혼인생활을 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신체 및 정신에 대한 학대 또는 명예에 대한 모욕 등 ‘심히 부당한 대우’가 있어야 한다. 다만 어느 정도가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하는가는 사회의 통념과 당사자의 신분 지위를 참작해 구체적으로 판정해야 할 것이다.

과거 법원은 시어머니가 부부의 집 장만에 간섭을 하고, 때때로 험한 말로 부인을 꾸짖는 등 혼인생활에 과도한 관심을 둔 사례에서 ‘이는 이혼사유가 될 만큼 부당한 행위가 아니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어머니가 맞벌이 하는 남편의 아침밥은 물론 시누이를 챙기는 일까지 종용하고 간섭해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자 이를 중재하지 못한 남편은 물론 시어머니 역시 부인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또 혼수가 적다는 이유로 타박해온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혼인파탄의 책임을 지우고 위자료 지급을 명하는 등의 판시를 함으로써 과거에 비해 부부관계의 독립과 자율성을 보다 강조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 것 같다.

‘아들은 사춘기가 되면 남남이 되고, 군대 가면 손님이 되고, 장가가면 사돈이 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어찌 감히 ‘멀수록 좋다’는 ‘사돈’에게 심히 부당한 간섭을 해 아들내외의 혼인을 파탄시킬 수 있겠는가.

유유희 변호사
일러스트=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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