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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기의 마켓워치] 2012년 글로벌 실물 경제가 걱정인 이유

다시 전망의 계절이다. 2012년 경제와 시장에 대한 예측치가 쏟아져 나온다. 항상 하면서도 돌아보면 허망한 게 전망이다.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이 대표적이었고,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1년 전인 지난해 12월로 돌아가 보자. 정부와 한국은행, 민관 경제연구소, 금융회사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4.5~5%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는 2300~2500포인트 전망이 대세였다. 지금 눈앞의 결과는 어떤가. 경제성장률이 3.8% 선, 코스피지수는 1800대로 밀려 있다. 작년 말 전망에 맞춰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놓고 기다렸던 투자자라면 낭패를 봤을 법하다. 전망은 열심히 읽고 참고해야 하지만, 이를 믿고 행동지침으로까지 삼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교훈을 다시금 새겨준다.

 2012년 경제와 시장 전망을 뜯어볼 차례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3.4~3.7%, 코스피지수는 1900~2200포인트로 예측치가 집중되고 있다. 실물경제는 올해보다 약간 나빠지고 시장은 다소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뭔가 좀 엇박자가 나는 듯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대세적 흐름인데, 이구동성으로 ‘전약, 후강’이다. 상반기 중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턴 회복세를 타기 시작할 것이란 예상이다. 근거로는 ▶유럽 국가들의 신(新)재정협약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각국 중앙은행의 추가 양적 완화와 금리 인하로 유동성은 더 풍족해질 것이란 사실이 제시된다.

 과거 경험에 비추어 이런 전망도 결국 틀릴 공산이 크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내년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변화는 각국 정부의 재정이 초긴축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유럽을 필두로 재정 건전성이 최대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재정위기라는 시장의 악재가 해소된다는 측면만 봐선 안 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나마 글로벌 경제를 지탱해줬던 게 각국의 재정 지출이었다. 민간은 계속 빚을 줄여 나가야 할 판이고, 기업은 경기 하강 걱정에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재정 지출의 기둥이 뽑히면 다른 두 개의 기둥도 부러질 위험이 상존한다.

 추가 양적 완화와 금리 인하도 그렇다. 돈이 넘쳐나겠지만, 다만 은행까지다. 누군가 돈을 꿔서 소비하고 투자해야 경제가 좋아질 텐데, 그럴 경제주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실물경제가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더 나빠지는 시나리오다. 유럽의 침체 진입, 미국은 겨우 1%대 성장, 중국은 7%대의 경착륙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다.

 주요국의 정치 일정은 걱정을 더하게 만든다. 내년은 세계적으로 대선과 총선의 해다. 재집권의 호기를 맞은 야당들은 사사건건 정부 경제정책에 딴죽을 걸고 있다. 경제가 나빠질 대로 나빠져 좋아질 일만 남은 상황에서 정권을 넘겨받고 싶은 심산일 게다. 그 와중에 국민과 시장은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될 수 있다.

 이래저래 새해 시장은 전망보다 더 비관적으로 흐를 공산이 커 보인다. 물론 올해와 같은 극심한 불확실성과 널뛰기에선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무기력하고 피곤한 발걸음이 이어질 것 같다. 체력을 보강하고 안전장비를 충분히 갖춘 뒤 길을 나서야 하는 이유다.

김광기 머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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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