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money&] 카드로 왕 대접 받는 사람들



국내 최정상급 아이돌 가수인 A씨는 신용카드에 대한 아픈 추억이 있다. 현대카드의 VVIP 카드인 ‘더 블랙’에 가입 신청을 했다가 퇴짜를 맞은 것. 이 카드는 재산·명성·직위 등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쳐 엄선된 최상위 고객에게만 발급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돈이 많다고, 직급이 높다고 무조건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판·업적까지 종합적으로 본다”며 “타 회원들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가대표 축구 선수와 억대 연봉을 훌쩍 넘는 프로야구 선수가 블랙에 가입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

 요즘 카드업계의 화두가 된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카드는 말 그대로 초우량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카드다. 연회비는 최대 200만원, 월 사용한도 기본이 1억원에 달한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입이 떡 벌어질 얘기다. 하지만 없어서 못 판다. 신청자가 줄을 서지만 카드사들이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탓에 아무나 들지 못하는 것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VVIP 카드로는 삼성카드 ‘라움’, BC카드·롯데카드 ‘인피니트’, KB국민카드 ‘태제’, 하나SK카드 ‘클럽원’ 등이 있다.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카드 더 블랙의 회원 수가 250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회원 자격이 제한돼 있다. 한 카드사는 VVIP 카드의 최소 자격요건을 ▶연 매출액 500억원 이상 기업체의 최고경영자(CEO)·최고위층 임원 ▶부총장급 교수 ▶종합병원 부원장급 ▶법무법인의 대표 변호사 등으로 한정해 놓았다. 회원 가입 신청서를 내려면 다른 회원의 추천이 필요한 곳도 있다.

연회비가 비싸지만 카드사의 특별 서비스를 두세 개만 받아도 본전은 충분히 뽑는다. 신한카드 ‘프리미어’에 가입한 중견기업 대표 B씨는 해외 출장을 갈 때면 퍼스트클래스 라운지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긴다. 티켓은 비즈니스를 샀지만 잔여석이 남은 퍼스트클래스로 무료 업그레이드를 받는 것이다. 제주도에 여행을 갈 때면 특급 호텔 스위트룸을 무료로 이용하고, 건강검진도 종합병원에서 무료로 받았다. B씨는 “서비스를 다 챙기면 실제 혜택이 1000만원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선택받았다는 느낌은 물론이고 연회비보다 큰 혜택 덕분에 사실상 남는 장사라는 게 VVIP 카드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고품격 서비스 때문에 VVIP 카드를 선택하는 부자들도 많다. 이른바 VVIP 카드 혜택의 꽃으로 여겨지는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다. 회원들의 개인적 요구에도 24시간 대기하는 전용 상담원이 개인비서처럼 응대하는 것이다.

 C씨는 영국 유명 백화점에서 산 옷이 사이즈가 맞지 않아 고민에 빠졌다. 그는 자신이 VVIP 회원으로 있는 현대카드에 도움을 청했고, 현대카드는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옷을 교환해 왔다. 가족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떠난 삼성카드 ‘라움’의 고객 D씨는 모든 여행 일정을 삼성카드에 의뢰했다. 그는 전화 한 통으로 에펠탑이 잘 보이는 호텔과 최고급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예약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또 자녀의 유학을 위해 현지에 살 집을 알아봐 달라거나 명화 같은 해외 현지에서만 살 수 있는 작품의 구입을 의뢰하는 것이 VVIP들의 컨시어지 서비스 단골 요청사항이다.

 이 밖에 카드사들은 소수의 회원을 초청해 세계적인 명사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주선하고, 고가의 와인 시음회나 음악회·미술전을 열고, 크리스티 경매장을 재현한 세트장에서 모의경매를 하는 식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막상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런 파격적인 서비스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법하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VVIP에 매달리는 이유는 이들의 카드 사용액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회사 VVIP 카드 회원들의 한 달 평균 사용액은 1000만원 이상으로 일반 회원 사용액(85만원)을 10배 이상 웃돈다. 대부분 일시불로 결제하며, 연체율과 해지율은 0%에 가깝다. 특히 VVIP 관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아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카드사들이 VVIP를 놓지 않는 이유다.

손해용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