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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광고 한번도 안 했지만 … ‘설화수 윤조’ 1000억 대박

‘광고 모델 안 쓰는 화장품’ 설화수 윤조 에센스(사진)가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제품이 올해 175만 개 판매됐다고 19일 발표했다. 1분에 9.2개꼴로 팔린 셈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단일 화장품 품목으론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넘었다. 이달 판매량을 포함시키면 11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윤조 에센스는 한방 재료로 만들어 피부에 수분과 윤기를 주는 제품이다. 60mL에 8만원으로 비교적 고가 제품에 속한다.

 윤조 에센스를 비롯한 설화수 제품들은 광고에 스타 모델을 쓰지 않는다. TV 광고도 없다. 1997년 브랜드 출시 이후 계속된 원칙이다. 신문·잡지에 간단한 제품 사진만 넣어 광고를 실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제품보다 좋은 모델은 없다는 신념 때문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유명한 모델 개런티에 들어갈 비용을 미술작가와의 협업 같은 문화 마케팅에 쓰는 쪽으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화장품 업체가 모델을 쓰지 않은 전례는 찾기 힘들다.

 첫 실적은 예상대로 미미했다. 연매출 20억원 수준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모델 없는 마케팅은 그대로 갔다. 대신 아모레퍼시픽에서 내는 미용 전문지에 윤조 에센스 샘플 30만 개를 붙이는 식으로 제품 자체만 앞세웠다. 특별한 이슈·계기가 없었지만 주고객인 중년 여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소비자가 알아서 찾아왔다. 그래서 윤조 에센스의 매출 성장은 매년 고르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14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0~30%씩 꾸준히 성장했다. 2009년 780억원에서 지난해 870억원으로 뛰어오른 후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설화수 1위 제품인 윤조 에센스에 힘입어 2005년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2008년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샤넬의 3분의 1 크기의 매장에서도 수입 브랜드들을 제치고 매출 1위(1200억원)를 차지했다.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꼽혀 지난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 특별선물로 각국 정상들에게 전달됐다.

 이처럼 토종 브랜드 도약의 상징이 된 설화수는 2004년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뉴욕의 명품 백화점인 버그도프 굿맨에 이어 올해 베이징 팍슨 백화점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부쩍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아모레퍼시픽 마케팅 부문의 전진수 상무는 “윤조 에센스의 1000억원 돌파는 전적으로 고객의 신뢰 덕분이다. 앞으로도 제품으로만 승부하는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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