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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축 김정일 20년, 김정은 15개월 … 군부 지지가 관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0월 1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 퍼레이드를 참관하던 도중 김정은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19일 북한 조선중앙TV는 232명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며 김정은을 가장 먼저 호명했다. [로이터=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9일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혁명의 진두에는 주체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이시며 우리 당과 인민의 탁월한 영도자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서계신다”고 밝혔다. 또 후계자이자 셋째 아들인 김정은(27)에 대해 “혁명 위업을 대를 이어 빛나게 계승 완성해 나갈 수 있는 결정적 담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향후 북한 체제를 이끌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 후계체제가 안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김정일의 경우 1974년 2월 노동당 5기8차 전원회의에서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김일성 사망(94년)까지 20년간 후계 수업을 받고 스스로 권력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김정은은 2008년 김정일의 건강 이상을 계기로 지난해 9월 후계자로 공식 등장했다. 독자적인 후계 권력을 구축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외의 다른 직책도 공개되지 않았다.

 김일성 사망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주민들의 의식도 문제다. 경제난으로 인해 배급체제가 무너졌고 자본주의적 요소의 유입 등으로 사상 무장도 예전만 못하다. 남한 음악·드라마를 즐기는 주민이 늘어나는 등 ‘북한판 한류(韓流)’가 불 정도다. 특히 2만3000여 명의 한국 정착 탈북자들이 북한 내 친지들에게 정보를 전해주고 있다. 관계당국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 휴대전화가 80만 대 이상 보급된 점도 주목한다. 올해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화 시위(아랍의 봄)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독재정권 붕괴에 한몫했기 때문이다.

 북한 권력 엘리트들이 김일성·김정일 시대처럼 ‘당신(수령)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는 식의 공동운명체 의식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두고 볼 일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일은 승계 직후 선군정치를 펼치면서 군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벤츠 선물, 무더기 승진 같은 조치를 취했다”며 “무엇보다 북한 권력의 핵심이라 할 군부가 김정은 체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이 60년 넘게 전대미문의 독재 체제를 구축하고 주민들을 세뇌시킨 점은 체제 유지에 일정 기간 도움이 될 것이다. 군과 보위부 등을 동원한 폭압적 통치와 상호 감시 체제도 계속 작동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안정을 바라는 중국이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자처할 경우 ‘김정은 체제’가 순항할 가능성도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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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