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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위기에 북한 리스크 겹쳐 ‘트리플 약세’

국내 금융시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에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지수는 63.03포인트(3.43%) 내린 1776.93으로 장을 마쳤으며,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16.2원 떨어진 1174.8원에 마감했다.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속보를 들으며 요동치는 금융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에 한국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19일 주가·원화가치·채권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가장 꺼리는 악재인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북한 악재가 추가돼 시장 불안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63.03포인트(3.43%) 떨어진 1776.93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5일(1776.4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코스피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한때 1750.60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이 앞다퉈 ‘팔자’에 나서며 2067억원을 순매도했다.

 원화가치도 급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16.2원 내린 1174.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170원대로 오른 것은 10월 10일(1171.4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날 외환시장은 출렁거렸지만 생각보다는 악재에 잘 버티는 모양새였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의 학습효과로 북한 리스크가 터져도 그 영향이 크지 않다는 걸 시장도 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채권값도 하락했다 .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09%포인트 오른 연 3.42%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과 회사채 금리도 같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성동 동부증권 채권본부장은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접한 외국인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금리가 한때 0.25%포인트까지 폭등했으나 이후 국내 기관들이 매수에 나서며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며 “북한의 후계구도가 혼란 없이 안착되느냐에 따라 당분간 시장이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진 탓에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위험도 급등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 정부가 발행한 5년 만기 외화 채권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68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오전 11시쯤 한국물의 CDS 프리미엄은 159bp였다. 전문가들의 진단에는 다소 편차가 있었다. 연세대 김정식(경제학) 교수는 “실물보다는 외환 등 금융시장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며 “외환시장에서 이미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이 유럽 재정위기 때문에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외환시장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G경제연구원 박래정 수석연구위원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던 1994년보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해 위기관리만 잘하면 경제적으로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한국 정부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주목할 것인 만큼 정부가 안정감 있게 위기를 컨트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현철·서경호·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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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