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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졌지만 한국 신용등급 강등 방아쇠는 아니다

‘김정일 사망’ 호외 보는 일본인 한 일본인이 19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전한 신문 호외를 읽고 있다. 일본 증권시장은 이날 한반도에서 벌어진 돌발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닛케이225지수가 1% 남짓 떨어졌다. [도쿄 로이터=뉴시스]

“김정일 사망 자체는 한국 신용등급 강등을 일으킬 방아쇠는 아니다.”

 미국 3대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인 19일 오후 내놓은 의견 요지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김정일 사망으로 시장이 받은 충격을 일회성으로 봤다. 김정일 사망 자체가 남북관계 불안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신용평가 3사는 표현이 조금씩 다르기는 했지만 “김정일 사후 벌어질 일이 한국의 신용등급에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김정일이 숨졌어도 한국의 경제와 금융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며 “우리는 한국의 신용을 평가할 때 경제와 금융 펀더멘털을 더욱 중시한다”고 밝혔다. 무디스가 말한 경제와 금융 펀더멘털은 경제성장률, 실업률, 주요 기업의 실적,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재정 건전성 등이다.

 토머스 버린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이날 전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의 붕괴나 남북한 전쟁이 남한에 큰 불안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에서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작게 본다”고 말했다.

 무디스가 한국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A1(A+)이다. 지난해 4월 A2(A)에서 한 등급 올린 이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가 본 한국의 신용전망은 ‘안정적’이다.

 S&P는 북한의 권력 이양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 S&P는 “북한 권력 이양이 부드럽게 이뤄지면 한국의 신용등급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듯하다”고 밝혔다. 킴엥탄 S&P 국가신용 담당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한반도 안보상 일시적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고려하고 있다”며 “그 충격이 일시적인 한 한국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P는 북한의 권력 승계가 부드럽게 이뤄지지 않거나 북한이 무너지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킴엥탄은 “그런 일이 일어나면 한국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S&P는 미국 신용평가 3사 가운데 가장 낮은 A등급을 한국에 매겼다. 2005년 7월 이후 6년 넘게 올리거나 내리지 않고 있다. S&P가 본 한국의 신용전망은 ‘안정적’이다.

 S&P는 이달 14일 한국 신용을 평가하면서 “김정은 후계 문제 등 북한 정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만약 북한이 붕괴하면 막대한 통일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피치는 성명에서 “김정일 사망 자체가 한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촉발하지는 않겠지만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은 될 것”이라며 “이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피치는 2005년 10월 이후 한국에 A+ 등급을 부여해놓고 있다. 한국 신용전망은 현재 ‘안정적’이다.

 2000년 이후 남북관계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 국제관계학과 김치욱 교수가 2000~2007년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외국인 투자자는 남북관계에 눈에 띄게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외국인은 국제유가, 한국 경상수지, 미국 기준금리·주가지수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강남규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남북관계, 기업 지배구조 등으로 한국 기업의 가치가 해당 기업의 실적이나 다른 나라의 비슷한 기업과 견줘 낮게 평가되는 현상. 비슷한 말로는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있다. 중국 기업의 가치가 회계 불투명 등으로 낮게 평가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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