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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을…" 전 세계 패션계 '발칵' 뒤집은 옷은?

H&M`이 지난달 출시한 `용문신을 한 소녀` 라인이 `성폭행을 미화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 [출처=데일리메일]

여성 인기 브랜드 H&M이 지난달 출시한 새 콜렉션 `용문신을 한 소녀`가 구설에 올랐다. `강간을 미화했다`는 이유다. 이 콜렉션은 원래 이번달 21일 개봉을 앞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범죄스릴러 영화 `밀레니엄: 걸 위드 더 드래곤 타투(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중 여주인공 리즈베스(루니 마라 분)의 의상용으로 제작된 것이다. 문신과 어울리는 어두운 무채색의 후드 티셔츠, 스키니 진, 블랙 부츠, 가죽잠바 등이 주류를 이룬다.

논란은 캐나다 여성 저널리스트인 나탈리 카니프가 자신의 블로그에 이 콜렉션을 혹평하면서 시작됐다. 이 옷을 입고 있는 주인공 리즈베스가 10대 때 거리의 남자들에 의해 강간당하는 장면 때문이다. "나도 강간을 당해봤기 때문에 말할 수 있다"며 자신의 강간 경험을 용감하게 밝힌 카니프는 "실제 강간 희생자들이 어떤 옷을 입고 싶어하는지를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디자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캐나다 저널리스트이자 실제 강간희생자이자 나탈리 카니프는 "루니 마라가 연기한 리즈베스는 독립적인 여성을 상징한다기보다는 `상처받은 영혼`일 뿐"이라고 말했다. [출처=데일리메일]

◇강간을 소재로 한 영화 의상 맡은 게 문제=영화는 `밀레니엄: 걸 위드 더 드래곤 타투`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낳았다. 40여개국에서 출판되며 화제가 된 스웨덴 소설 `밀레니엄 3부작`을 원작으로 했다. 거기다 지난해 `소셜 네트워크`로 전세계를 달군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마크 주커버그의 전 여자친구 에리카 역을 맡았던 루니 마라가 엠마 왓슨,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제치고 리즈베스 역에 캐스팅돼 눈길을 끌었다. 모든 여배우들이 탐낸 역이었다.

거기에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중저가 패션브랜드 H&M이 의상을 맡았다. 눈내리는 스웨덴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신문기자인 미카엘(다니엘 크레이그 분)이 천재 여성 해커 리즈베스와 힘을 합쳐 거대 재벌의 조카 상속녀 실종 사건을 조사하다가 거대한 음모와 맞닥들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제 소설작가 스티그 라르손은 이 밀레니엄 3부작을 쓴 동기에 대해 "어렸을 때 15세 소녀가 강간당하는 것을 목격한 게 계기다"고 밝힌 바 있다.

카니프는 "이런 의상으로 H&M은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냐"며 "`이 트렌디한 강간 희생자가 살아남는 것을 지켜봐라, 얼마나 그녀가 강한지, 이 모든 거지 같은 일을 겪고서도 여전히 쿨한 가죽 잠바를 입고 있지 않냐`고 웅변하고 싶냐"고 따졌다.

다니엘 크레이그와 루니 마라가 15일 런던에서 열린 `밀레니엄: 용문신을 한 소녀` 시사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내 개봉 제목은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다. 21일 개봉 예정. [출처=데일리메일]
이번 라인을 디자인한 H&M의 디자인 팀장 트리쉬 섬머빌은 "외로운 여주인공이 슬픔을 딛고 강인하게 일어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의상팀은 반짝거리는 블랙 단발머리에 피어싱, 문신을 통해 그녀의 독립적이고 자랑스런 여성 페르소나를 최대한 드러내려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니프는 이에 대해 "리즈베스는 자랑스럽다기 보다는 오히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아버지에 의해 성폭력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자기도 같은 경험을 하고 자란 `상처받은 영혼`일 뿐"이라며 "무책임한 라인 출시가 성폭력을 유행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만약 H&M이 독립적인 여성을 선전하고 싶다면, 패션으로 미화하지 말고, 성폭력 희생자들을 위한 재단을 만들고 거기에 기부를 하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작성된 이 글은 `Fashionista.com`에 퍼날라지면서 패션 관계자들 사이에서 숱한 토론을 낳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H&M 측은 패셔니스타들에게 강간을 미화할 어떤 목적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H&M은 "꼭 리즈베스를 형상화한 것은 아니고 그냥 거리를 활보하는 자유로운 여성들을 위한 의상이라고 생각해달라"고 한발 후퇴했다. 그러나 논쟁은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일부 네티즌들은 "영화의 흥행에 맞춰 홍보를 하려다가 당했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대니얼 레이몬드 네프라는 한 네티즌은 "강간은 문신처럼 평생 남는 트라우마"라며 "강간 희생자들이 이 패션으로 강간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데도 회사 측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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