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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입맛 불가리아식당 ‘젤렌’ … 진짜 이탈리아 맛 ‘소르티노스’

이태원의 자유로움과 에너지를 먹고 사는 여행작가 이동미. 10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이태원을 들락날락거린 그녀가 소개하는 핫 플레이스를 공개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태원 핫 플레이스(Hot Place)를 골라봤다. 크게 세 가지로 분류했다. 외국인이 손수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소문 자자한 이태원 맛집, 그리고 이태원에 들어가야만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나누었다. 기준은 전적으로 내 개인의 취향이다. 십 년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추억이 서린 공간이다. 남이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대신 여기서 소개하는 장소 치고 ‘핫’하지 않은 곳은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 ‘이태원 날라리’의 자존심을 걸고 하는 말이다.

글=이동미(여행작가)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 파티시에가 직접 빵 굽는 ‘타르틴’

이태원은 세계 음식의 거리다. 이태원 뒷골목이 매력적인 이유는 다른 동네에선 접하기도 힘든 세계 요리를 경험할 수 있어서다. 이태원에 외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생겨난 건 2000년 이후다. 이태원에 터를 잡고 놀러 다니던 외국인이 아예 팔 걷어붙이고 자기네 음식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녹사 라운지’의 에그 베네딕트. 영국 머핀을 반으로 잘라 굽고 그 위에 햄, 치즈, 베이컨, 연어, 아스파라거스 등을 올려 먹는다. 신선한 샐러드도 곁들여 든든한 브런치 메뉴로 꼽힌다. 1만3000원.
이태원 세계 음식의 선봉장은 2001년에 문을 연 ‘르쌩떽스’다. 프랑스인 벤자민이 해밀턴 호텔 뒷골목에 프랑스 가정식을 내는 비스트로라는 컨셉트로 문을 연 이래 1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요즘 외국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중에서 인기가 좋은 곳은 ‘젤렌’과 ‘타르틴’이다. 정통 불가리아 음식점 ‘젤렌’을 운영 중인 필립과 미할 형제는 건강과 웰빙을 중요시하는 불가리아 전통 음식을 한국에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낯선 나라지만 음식은 의외로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미국인 파티시에 가렛 에드워즈가 직접 빵을 굽는 ‘타르틴’은 새콤달콤한 원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파이 전문점이다. ‘다음 사람을 위해 1시간8분 후에는 자리를 비워달라’고 써 있을 정도로 붐볐던 타르틴은 3개월 전 바로 맞은편에 상큼한 레몬색 외관의 2호점을 내고서 겨우 여유를 되찾았다.

 이밖에 ‘카사 안토니오’와 ‘소르티노스’는 진짜 이탈리아 맛을 느낄 수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아시안 누들 하우스 ‘바오’와 자부심 강한 요르단인 야서 가나염의 ‘페트라’도 이태원 토박이가 즐겨 찾는 세계의 맛이다.

# 술 한 잔 당길 땐 문타로·유다·천상

아무래도 이태원은 낮보다 밤이 더 어울리는 동네다. 그래서 식사도 점심보다는 저녁이 흥겹다. 주말은 다르다. 주말에 이태원은 낮부터 분주해진다. 브런치를 먹으러 부지런을 떤 커플과 젊은 여성들 때문이다. 브런치에 숨겨진 허세가 싫어 브런치를 썩 즐기진 않지만 이태원에는 나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집이 몇 군데 있다.

우선 ‘더 플라잉 팬 블루’. 20가지가 넘는 메뉴로 올 데이 브런치를 실천하고 있는 명소다. 가격이 만만치는 않지만 둘이 나눠 먹어도 될 만큼 양이 많다. 제철 음식을 적절히 활용한 메뉴에도 신뢰가 간다. 경리단길 입구에 있는 ‘녹사 라운지’는 부담 없는 가격이 매력 포인트다. 신선한 바질과 생토마토 토핑이 담백한 피자가 1만원, 6가지가 넘는 포카치아 샌드위치 종류는 1만2000원 선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찾는 아지트다. ‘파티세리에 미쇼’에서는 정통 프렌치 스타일의 크레페 살레를, 꼼데 가르송 스토어 1층에 있는 ‘로즈베이커리’에서는 유기농 재료로 만든 키시와 피자를 즐길 수 있다.

뜨끈한 국물에 술 한 잔이 당기면 전통의 ‘문타로’가 제격이다. 바로 붙어있는 ‘유다’와 길 건너편 ‘천상’ 등 이 일대는 이자카야 거리로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 음식 맛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나가사키 짬뽕과 닭 껍질 꼬치구이 등 음식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술 한 잔 더 하고 싶으면 다이닝과 라운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비트윈’과 ‘베를린’을 권한다. 특히 ‘베를린’은 내 추억이 담겨있는 곳이다. 나는 아직도 이곳의 음악과 취향, 밤을 사랑한다. ‘이스트빌리지’는 정통 한식을 정갈하고 현대적으로 내는 한식집으로 의외로 와인이 어울리는 집이다. 술도 마시고 춤도 추고 싶으면 이태원 바의 지존 ‘비원’을 비롯해 ‘러브수퍼 라운지’ ‘글로브 라운지’ 등을 추천한다. 아직 문을 연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된 ‘미스틱’은 이미 입소문 파다한 신흥 명소다.

# 카페·작업실 섞인 공간 ‘스페이스 꿀’

이태원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서다. 이태원은 국적과 인종을 넘어 여자·남자·게이·레즈비언·트랜스젠더를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포용한다.

최정화 설치미술작가가 운영하는 ‘스페이스 꿀’ 카페와 전시장, 작업실이 공존하는 예술공간이다.
이태원은 일찍이 동성애자들에게 골목을 내주었다. 이태원 소방서에서 킹클럽을 지나면 나오는 ‘게이힐’이다. 이 작은 골목 안에는 트랜스젠더가 립싱크로 공연하는 전설의 클럽 ‘트랜스’와 최고의 게이클럽 ‘퀸’, ‘일반(이성애자)’과 ‘이반(동성애자)’이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잇미’ ‘와이낫’ ‘올에이즈 홈’ 등 유명한 게이바가 다닥다닥 모여있다.

 나는 게이 문화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눈앞에서 열정의 키스를 나누고 있는 남자들을 보면 아직도 신기하고 낯설다. 그래도 상관없다. 나는 나에게 전혀 사심이 없는 남자들과 신나게 춤추고 술 마시고 수다를 떨 수 있어 이 곳을 사랑한다.

 일반과 이반을 나누지 않는 이태원 문화는 쿨하지만, 작은 골목 사이에 들어앉은 이색 문화공간은 사랑스럽다. 한강진역 부근 길가는 요즘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카페가 점령하고 있는데, 그 뒷골목에 위치한 최정화 작가의 ‘스페이스 꿀’은 이런 유행에 하나도 꿀리지 않는 ‘유아독존 형’ 문화공간이다. 한때 수퍼마켓·중국집·쌀집 등이 자리해 있던 이 미로 같은 건물에는 카페와 전시장과 작업실이 공존하고 있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꽃땅’에서는 한없이 신나는 공연이 인디밴드들과 함께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 딱 두 곳, 성북동과 한남동에 있는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카페로 위장한 예술가의 공간이다. 문화가 독특한 동네에 들어가 두 달마다 레지던시 작가를 선정하고 작업하고 전시하는 창작 공간이다. 두 달마다 발간되는 소식지에는 작가 소개와 작업 과정, 스태프와 주변 동네 이야기, 메뉴까지 들어가 있다. 유기농과 공정 무역 제품만 고집하는 뚝심도 있다.

 경리단길 중간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주택가 안에 ‘루프XXX’가 숨어있다. ‘루프XXX’는 아직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혹은 정의되지 않은 공간과 내용을 상징한다. 전시장도 됐다가 벼룩시장이 열리고, 금·토·일요일 오후 9시에는 음악이 결합된 퍼포먼스가 열린다. 남산타워부터 한강까지 이어지는 전망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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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