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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빈소도 안 와보나" 시민들, 중국에 분노폭발

정기환
사회부문 기자
14일 오전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 중 순직한 고(故) 이청호 경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가운데 고인의 딸이 운구차에 실린 관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1990년 10월 50여 년 만에 인천과 중국 산둥(山東)반도를 잇는 여객선 항로가 개설됐다. 당시 인천에서는 “예부터 날씨 좋은 새벽녘이면 산둥반도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했다”며 반겼다.

 인천과 중국은 부산과 일본의 관계만큼이나 밀접하다. 칭다오(靑島)·톈진(天津) 등 중국 동해안의 10개 항구와 인천을 잇는 양국의 카페리들은 지금도 서해상에서 물살을 가르고 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인천 사람들은 인천 주변 나들이보다 중국 나들이를 더 손쉽게 여긴다. 저녁 술자리에서는 “중국 어느 도시에 영향력 있는 막역한 친구가 있다”는 자랑도 자주 들린다. 하루 700만 그릇이 팔린다는 짜장면도 100여 년 전 인천차이나타운에서 태어났다. 이곳에서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중국어 마을’도 운영된다.

 이런 인천시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단속하다 희생된 고 이청호(40) 경사에 대해 중국 측이 최소한의 예의도 표하지 않았다는 섭섭함에서다. 정부 차원의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 등 거창한 문제가 아니다. 인천시민들의 분노는 “어떻게 빈소에 찾아와 향 하나 꽂을 줄도 모르느냐”는 것이다.

 14일 연안부두의 영결식장에도 조문단을 보낸 미국과 달리 중국 측은 ‘나 몰라라’ 했다. 영결식에 갔던 한 시민은 “마지막 가는 자리까지 외면하다니, 사자에 대한 예의도 없는 나라냐”며 분개했다. 그는 “비통해 하는 이 경사의 아내와 어린 세 자녀를 보니 중국이 더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중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인천에 한 차례 오기는 왔다. 13일 오후 3명의 영사가 인천해경을 방문해 자국 선원들을 접견하고는 1시간여 만에 되돌아갔다. 당연히 이 경사 빈소에 들를 것으로 지레짐작한 취재진은 황급히 카메라를 챙겨 인하대병원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15일 인천에서는 ‘285만 인천시민 일동’ 명의의 규탄 성명서가 나왔다. 각계각층이 자리를 함께하는 새마을운동 평가보고회가 중국 규탄대회로 바뀐 것이다. 이들은 다음 주 중국대사관을 항의방문하고 이청호 경사 추모비도 건립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양국 간 우호가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는 이들의 애절한 마음을 알고나 있는 걸까.

정기환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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